정몽구 현대 회장이 자동차 사업부문을 총괄하게 됨에 따라 그와 함께
"현대.기아호"를 이끌어갈 경영진의 역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은 현대.기아자동차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정 신임 의장은 이사회의 의장으로 정 회장과 함께 자동차 부문의 굵직굵직
한 사업들을 결정하게 된다.

또 30여년간 현대자동차를 이끌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회사 운영의 중요한
고비마다 정 회장에게 조언을 해 줄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부회장은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총괄 부회장을 맡게 됐다.

현대는 정 부회장이 정몽구 회장과 함께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특히 현대자동차의 생산과 해외판매를 전담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급으로는 이방주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현대차 사장에, 김수중
현대자동차 총괄사장이 기아자동차 사장에, 이계안 현대 경영전략팀장
(부사장)이 자동차부문 기획조정실 사장에 기용됐다.

이방주 사장은 현대자동차내 대표적인 재무통.

지난 69년 입사이래 줄곧 자금 관리 분야에서 일해 왔다.

따라서 이같은 캐리어를 지닌 이 부사장을 사장에 임명한 만큼 현대자동차는
원가구조 개선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건실히 하는데 경영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김수중 사장은 현대자동차내에서 국내 영업에 가장 밝다는 평가를 맞는
인물.

또 지난 8월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사분규를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등
노무관리에도 정통하다.

현대가 김사장을 기아 포스트에 앉힌 것도 판매 증진을 통한 기아의 조기
정상화, 국내 최강성으로 꼽히는 기아 노조의 효율적인 관리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계안 현대 경영전략팀장을 자동차 기획조정실 사장으로 승진,
기용한 점이 눈에 띈다.

이 사장은 정몽구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자동차부문 기획위원회의
실무를 총괄하면서 정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재계 빅딜과정에서 현대측 실무를 총지휘하는 등 전략기획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