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프랑스를 필두로 유러화 도입 11개국이 일제히 금리를 내린 것은
기본적으로 유러랜드의 경기회복을 위해서다.

그러나 이번 금리인하의 중요한 의미는 유럽경제의 핵인 독일과 프랑스가
마침내 국제금리인하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그동안 미완 상태이던 국제금리공조체제가 완전하게 갖춰지게 됐다.

지난 9월 일본의 콜금리인하를 시작으로 미국 영국 캐나다는 세계경기회복
과 국제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를 잇따라 내렸다.

그덕에 최근 국제금융시장은 일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가 금리인하를 거부, 국제금리인하 효과는 반감된게
사실이다.

이제 독일등 주요 유럽3국이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세계경제의 회복기반이
좀더 공고해지게 됐다.

또 이번주들어 미국의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는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띠고 있는 국제증시도 다시 안정될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예상은 이날 금리인하조치 이전까지 1-2%씩 떨어졌던 유럽주가가
금리인하 발표후 일제히 오름세로 돌아선 것에서 이미 일부 확인됐다.

또 금리인하전까지만 해도 이날 런던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해 1백17.59엔
으로 까지 급락하던 달러가치가 다시 1백19엔선으로 회복된 것도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의 동시금리인하가 세계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를
예감케 했다.

결과적으로는 유러랜드의 금리인하가 국제금리인하공조 체제를 완성한
셈이 됐지만 실제로 독일과 프랑스등 유러도입국들이 금리를 내린 것은
세계경제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자신들을 위한 것이다.

아시아와 중남미 러시아경제위기로 유럽도 하반기들어 경기둔화추세가
뚜렷해지자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수 밖에 없었다.

유럽의 금리인하는 지난 1일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이사회이후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이날 빔 뒤젠베르그 ECB총재는 내년에 유러랜드의 경제성장률이 올해(3%)
보다 낮은 2%로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내년 유러랜드의 연간 인플레는 2%도 안될 것이라며 물가불안
우려는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따라 유럽국가들이 연내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렇지만 그 시기는 ECB의 다음번 정책이사회가 열리는 오는 22일 무렵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이날 도쿄와 홍콩 등 아시아금융시장에서도 유럽국가들이 금주내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

고대하던 독일과 프랑스의 금리인하조치가 이뤄짐에 따라 향후 관심사는
미국과 일본 등 다른 G7국가들의 추가 금리인하여부다.

특히 지난 11월 17일 3차 금리인하를 단행한 미국이 올해 마지막 금리정책
회의가 열리는 오는 22일 네번째 금리인하조치를 취할지가 최대 관심거리다.

일본도 현재 재할인율이 0.5%로 사상최저 수준이나 지난 3.4분기 성장률이
연율 마이너스 2.6%를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가 악화되고 있어 금리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