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가 은행들이 선정한 5대 그룹 워크아웃 대상 기업중 사실상
절반을 바꾸라고 요구, 은행및 해당 그룹과 갈등을 빚고 있다.

5대 그룹 주채권은행 관계자는 4일 "은행들이 선정한 워크아웃대상 기업
8-10개중 일부 기업을 외자유치가 용이하고 사업성 좋은 기업으로 바꿔 다시
내라고 금감위가 요청했다"고 말했다.

주채권은행들은 지난 3일 그룹별 1-2개의 워크아웃대상기업을 그룹측과
협의해 선정, 은행감독원에 냈다.

현대는 현대강관과 현대석유화학, 삼성은 삼성중공업과 삼성항공산업,
대우는 오리온전기, LG는 LG정보통신과 실트론, SK는 SK옥시케미칼 등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5대그룹 워크아웃은 6~64대 그룹의 워크아웃과 달리 원리금상환 유예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금감위는
해당기업을 대출금출자대상 기업으로 부르고 있다.

이와관련, 금감위는 국제경쟁력 또는 외자유치전망 등에서 선정기준에 적합
하지 않다는 기업이나 빅딜(사업구조조정)대상에 들어 있는 기업은 워크아웃
대상에서 빼야 한다고 밝혔다.

금감위 관계자는 부채비율은 높지만 사업성과 경쟁력은 있어 출자전환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 주면 외자유치가 쉬운 주력기업을 워크아웃기업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7개 사업구조조정업종과 자동차, 한계기업, 소규모기업, 부채 규모와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은행에 출자전환부담이 큰기업 등은 대상에서 제외
하도록 했다.

이와관련 현대의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의 삼성항공은 빅딜대상이어서,
LG정보통신은 부채비율이 2백45%로 비교적 낮아 각각 교체를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은행권과 해당 그룹은 금감위가 상당수 기업을 부적격으로 판정
한데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편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7일 열릴 정재계간담회에서 논의할 기업
구조조정의 큰 틀을 정리해 김대중대통령에게 5일 오전 보고할 예정이다.

< 고광철 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