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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속 매화는 굽히지 않는다" .. 방장스님들 90일 '동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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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가는 묘한 곳이다.

    한 곳에서는 법란으로 폭력사태가 벌어지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스님들
    이 수행을 위해 지난 3일부터 동안거(음력 10월보름부터 이듬해 정월보름
    까지 90일동안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일)에 들어갔다.

    스님들은 이 기간동안 하나의 화두(화두)를 갖고 정진을 계속한다.

    동안거에 들어가는 날 5대총림 방장은 일제히 법어를 발표했다.

    <> 서옹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한밤중에 밝은 달은 건곤이 빛남이라(반야명월휘건곤)/돌부딪혀서 번쩍이는
    불빛속에서 바르고 삿된 것을 밝히도다(석화광중변사정)/청풍은 늠름하여
    천지를 떨침이라(청풍늠름불천지)/아침마다 아침마다 창해에 둥근해는
    붉도다(조조창해일륜홍)

    <> 원담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한주먹으로 천지이전의 소식을 타파하니(일권타파천지전)/일월의 명과 암이
    최초의 이전이더라(일월명암최초전)/전야에 밝은 달이 이와같이 밝으니
    (월명전야여시명)/내가 지금 한 생각을 굴리노라(아금지차일념주)

    <> 법전 해인총림 해인사방장

    (상략) 공안을 분명하게하여 조주스님에게 물으니(공안원래문조주)/
    장안성안에서 마음껏 한가로이 노니네(장안성리임한유)/짚신을 머리에
    이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어(초혜두재무인회)/고향산천에만 갔다하면 모두가
    쉬게 된다(귀도가산편즉휴)

    <> 월하 영축총림 통도사방장

    밝은 별 바로보고 부처께서 도를 이루시나(명성정현불성도)/눈속의 매화는
    다만 한가지일뿐이다(설리매화지일지)(중략) 개개가 장부인데 누가 굽힐
    것인가(개개장부수시굴)/청천백일에 부질없는짓 하지마라(청천백일막만인)

    <> 보성 조계총림 송광사방장

    동안거결제라하니 대중은 결제의 마음을 짓지도 말고(부작결제심) 해제의
    마음도 짓지 말아라(부작해제심)/한 그늘이 눈에 있음에(일예재안) 빈꽃은
    어지럽게 떨어진다(공화난타)/만고 푸른 못에 비친 허공의 달은
    (만고벽담공계월) 수없이 건저보고 걸러보지 않으면 알수없도다
    (재삼로녹여응지).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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