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사면초가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당 지도부와 당직자 인선과정에서 빚어진 "당내 불화"가 수습기미를 보이지
않고 "반이회창 노선"으로 결집되고 있는데다 "총풍사건"을 빌미로 한 여권의
목조르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TK)지역에 머물고 있는 김윤환 전부총재는 "이 총재와는 더 이상
타협도 화해도 없다", "앞으로 강재섭 의원 등을 중심으로 반 이회창계를
만들든지 아니면 다른 길을 모색할 것"이라며 이 총재를 계속 흔들고 있다.

주류연대의 한 축을 이뤘던 이기택 전부총재도 최근 "한번 총재가 됐다고
영원히 총재라는 태도로 당 운영을 하면 오류를 범한다"며 이 총재를 비판
하고 나섰다.

이런 분위기 속에 세대교체론을 주창했던 서청원 강삼재 강재섭 의원 등
3인의 회동이 잦아지고 이한동 전부총재는 경기도지역 의원들과 모임을
가지는 등 비주류의 압박작전도 점차 탄력을 얻고 있는 느낌이다.

한술 더 떠 부산.경남(PK) 민주계 의원들은 김영삼 전대통령의 경제청문회
증언을 막아내지 못할 경우 "당을 같이할 수 없다"며 "반 이회창노선"
합류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게다가 여권은 "총풍사건"과 관련, 검찰의 소환조사 방침을 흘린데 이어
예산안 처리와 연계해 한나라당측이 신변보장을 요구했다는 설까지 공개해
이 총재를 더욱 궁지로 몰고 있다.

이 총재는 우선 "반 이회창 노선"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총재는 4일 고사끝에 당직을 받아들인 이상득 정책위의장 등 TK출신
신임당직자 4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뒤 전체 당직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당의 단합과 결속을 당부했다.

또 긴급총재단 회의를 소집, "총풍"사건 대책과 당 결속방안 등에 대한
부총재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 총재는 "신변보장 요구설"에 대해 "예산안 처리를 볼모로 검찰소환을
막아보겠다는 생각은 꿈에도 한 적이 없다"며 "검찰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소환하면 언제라도 응하겠다"고 정면돌파 방식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