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법정시한을 이틀 넘긴 4일에도 새해 예산안의 삭감규모와 항목조정
을 둘러싼 현격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밤 늦게까지 절충을 계속했다.

특히 전날 밤 불거져 나온 "총풍사건과 예산안처리 연계설"을 둘러싸고
여야간 공방이 계속되면서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와 전체회의가 열리지
못했고 본회의는 유회, 5일 오전 속개키로 했다.

20억원의 제2건국운동 지원 예산을 놓고 한나라당은 전액 삭감을 주장한
반면 여당은 정부 원안 통과 입장을 고수, 예결위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계수조정소위를 가동하지 못했다.

이같은 대치는 "정치적 절충설"이 불거짐으로써 정치적 부담을 느낀 여야
수뇌부가 서로 어떠한 경우에도 20억원 부분에 대한 당초 입장을 양보해서는
안된다는 지침을 소위 위원들에게 하달했기 때문이다.

한편 박준규 국회의장은 김진재 예결위원장에게 공한을 보내 "더 이상
예산안 심사가 지체될 경우 국민들의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며 예산안의
심사를 조기에 마쳐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한나라당이 예산안 처리를 총풍사건, 경제청문회
등 정치 현안과 묶어 계속 협조하지 않을 경우 단독처리도 불사한다는 입장
을 재확인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예산안 처리와 정치현안은 별개이며 여당이 제2건국운동
예산 20억원을 삭감할 경우 즉각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제2건국위 관련 예산에 대한 여야의
정치적 절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양승현 기자 yangs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