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으로 유전자 감식을 통해 친자확인 시체감별 범죄자색출
등을 대행해주는 업체가 탄생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분자생물학 연구소장을 역임한 정연보씨는 최근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아이디진"을 개업, 민간 차원에서의 유전자 감
식업을 시작했다.

유전자 감식은 그동안 대검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같은 국가기관
이나 서울대 고려대 등 일부 의대 법의학교실에서 공공 목적으로만
실시해왔을 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기는 아이디진이 처음이다.

아이디진의 주업무는 의뢰자의 지문을 받아 보관하는 "지문보험".

필요시 지문속에 남겨진 DNA를 고도의 PCR(중합효소연쇄반응)기법으로
증폭, 의뢰자의 신원을 확인시켜준다.

지문 보관에 드는 보험료는 10년간 3만원.

특수 테이프에 지문을 남기면 지문 자국과 함께 세포도 보관되므로 관리가
쉽고 신원입증이 확실하다는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아이디진은 지문외에 DNA 감식이 가능한 혈흔 모낭 손톱 구강세포 등
의 채취업무도 병행한다.

정 사장은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에서는 DNA 데이터베이스화 및
감식사업이 널리 붐을 이루고 있다"며 "아이디진의 창업은 일부 기관
이 독점해 온 DNA 감식분야를 경쟁체제로 바꾸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반인들도 쉽게 유전자를 감식할 수 있게됨에 따라 자식
확인 등 가정불화나 법정소송이 빈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역기능도 있겠지만 누명을 쓰고 감옥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등 순기능이 더 많다"고 반박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