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희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

내년에도 국내 건설경기는 올해처럼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건설 수주액은 98년 34.4%가량 감소한데 이어 내년에도 2.3%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수주경기는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수주도 동남아지역의 발주축소와 신용도 저하에 따른 투자사업
위축으로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부문별로는 공공수주가 6.1%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예산은 5%정도 증가하지만 공기업이나 지방정부의
신규발주가 늘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민간수주는 내년 상반기까지 감소세를 유지하다가 중반들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돼 연간으론 1.3%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또 주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점차 확대되고 분양가 자율화와
그린벨트 해제 등 규제완화 효과가 나타나면서 주거용 건축의 신규수주가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상업용이나 공업용 건설수주는 2000년이후에나 회복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98년 하반기부터 <>금리하락에 따른 차입이자 부담경감
<>분양미수금등 투자자금 회수 <>신규차입여건 회복 등으로 자금사정이
차츰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수주와 신용위험 측면에서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어 일부
건설사의 경우에는 생존위협마저 받고있는 실정이다.

신용위험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본격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바닥을 친 건설업종 주가는 앞으로도 저점을 높여가는 회복국면이
예상된다.

금리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면서 부도위험이 줄어들어 건설주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수주축소가 이어질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가반등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주가급등으로 저가주로서의 매력이 떨어진 것도 걸림돌이다.

한편 태국의 대표적인 건설회사인 이탈리안 타이사의 주가급등을 계기로
한국 건설주에 대한 기대도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태국과 한국의 건설회사 사이에는 적잖은 차이점이 있어
국내 건설주의 주가상승 기대감은 시기상조로 판단된다.

태국의 건설회사들은 공공공사의 매출비중이 80%로 높고 부실채권이 적다.

또 환율하락으로 외화부채 평가이익이 급증하면서 이익이 늘어났고 이것이
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국내 건설회사들은 부동산사업 매출비중이 높고 자산이 부실화돼있다.

게다가 공사미수금등 외화자산의 평가손실도 커 환율하락에 따른 효과가
적은 편이다.

특히 부실자산이 급증한 일부 대형 건설업체는 실적개선과 주가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과거처럼 업종 대표주로서 건설업 주가상승을 주도하기도
힘겨운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들어 건설업종 대표주는 부실채권이 적고 실적회복이 빠른
삼환기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중견 건설업체로 전환되는 국면에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