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로레알(프랑스 파리)
<>한국진출:93년9월 (주)코벨 설립, P&B사업부에서 랑콤 및 향수 판매
<>95년12월:비오템 발매
<>97년4월:헤어살롱사업부 한국 진출, 염모제 마지렐 판매
<>98년9월:약국사업부 한국 진출, 온천수화장품 비쉬 발매
<>종업원:3백60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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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한번 도전해보는 거야"

이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고 문구 가운데 하나다.

이 광고의 의미는 머리카락을 한번 빨갛게 물들여보라는 것이다.

광고를 낸 기업은 로레알코리아.

세계 최대의 화장품회사인 프랑스 로레알의 한국 현지법인(법인명은
주식회사 코벨)이다.

로레알은 자사의 염모제(머리카락염색약) "엑셀랑스"를 알리기 위해
이 광고를 내고 있다.

로레알이 "빨갛게 물들여보라"고 광고하기 시작한 때는 지난 9월.

그때까지만 해도 머리카락 염색은 갈색이 고작이었다.

빨갛게 물들이는 것은 젊은이들조차 "지나치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그러나 늦가을로 접어들면서 "레드"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늘더니 유행이
돼버렸다.

물론 로레알이 지하철 버스 잡지 등을 시뻘건 광고로 뒤덮은 것도 원인이
됐다.

로레알은 1백50여개 국가에 4백50여개 자회사, 1백30여개 공장 및
4만7천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는 다국적 기업.

지난해 매출 6백91억프랑(현재 환율로 13조5천억여원)과 순이익 42억프랑
(9천억여원)을 기록했고 한국에서는 "랑콤"으로 널리 알려진 화장품회사다.

국내 화장품업계에는 지금 "로레알 경보"가 떨어졌다.

단순히 "엑셀랑스"마케팅이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화장품회사가 한국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로레알은 컨슈머사업부 P&B사업부 헤어살롱사업부 약국사업부로 나뉘어
있다.

종래에는 P&B사업부만 한국시장에서 화장품을 팔았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랑콤"과 "비오템"이다.

그런데 지난해와 올해 나머지 3개 사업부가 모두 한국에 들어왔다.

마침내 로레알의 총공세가 시작됐다.

선봉에는 "엑셀랑스"로 경쟁사들을 놀라게 했던 컨슈머사업부가 나섰다.

이 사업부는 최근 "메이블린 뉴욕"이란 브랜드로 색조화장품을 내놓고
4가지 "혁명"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색의 색조화장품을, 전문판매대에 가지런히 진열해 놓고, 대대적으로
판촉활동을 벌이면서, 파격적으로 싼 값에 팔겠다는 것이다.

컨슈머사업부가 주로 화장품가게를 공략한다면 P&B사업부는 백화점을
파고든다.

로레알 입장에서 보면 이 사업부는 국제화의 첨병이다.

한국시장에도 로레알의 4개 사업부중 맨먼저 들어왔다.

이 사업부는 80년대초 한국화장품을 통해 "랑콤"을 내놓았다.

내년부터는 매월 신제품을 하나씩 내놓고 컨슈머사업부와 함께 소비계층을
깊숙이 파고들 예정이다.

주로 미용실을 공략하는 헤어살롱사업부 역시 경쟁사들에 경계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종래 미용실시장은 독일 웰라사의 "독무대"였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로레알 헤어살롱사업부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판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로레알이 염모제 "마지렐"과 헤어스타일링제 "테크니아트"를 내세우며
시장공략에 나서고 태평양이 가세함에 따라 웰라 태평양 로레알이 다투는
3파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로레알은 내년 1월에는 "캐라스타즈"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고급
헤어살롱을 파고들기로 했다.

로레알의 막내인 약국사업부도 전열을 갖추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이 사업부는 지난해 4월부터 수입상을 통해 시장 분위기를 살피더니
3개월전 한국에 들어왔다.

최근에는 약국에 온천수화장품 "비쉬"를 내놓고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년에는 약사들을 상대로 대대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약국에 전용매대를
설치하는 한편 대량의 샘플을 뿌리기로 했다.

로레알코리아는 요즘 한국 유수의 화장품회사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로레알이 한국에서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할 날도 멀지않은 것 같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