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세상은 머리만 잘 쓰면 손쉽게 큰돈을 벌수 있는 "희망의 땅"

한국의 한 젊은 사업가가 이같은 꿈의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문상혁(28)씨.

네트워크커뮤니케이션이란 중소 정보통신업체를 경영하는 그는 석유
메이저인 엑슨과 모빌의 합병에 앞서 이들이 합병후에 쓸만한 인터넷 주소를
미리 등록, 큰 돈을 벌 기회를 잡았다.

문 사장은 대학시절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컴퓨터는 문서작성하는데만
사용했을 정도의 컴맹 수준.

졸업후에도 컴퓨터 전문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컴퓨터에 대해 몰라도 정보통신분야에서 돈을 벌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

문 사장이 이같은 기회를 잡을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정보탐색과 순간적인
아이디어.

"업무상 경제관련 뉴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세계 각국의 주요 경제
신문과 잡지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던중 11월 25일 엑슨과 모빌의 합병설을
처음 접했다"

문 사장은 그날 오후 곧바로 합병회사의 인터넷 주소를 등록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주소 등록기관인 인터닉(www.internic.net)을 통해 "ExxonMobil.com"
과 "Exxon-Mobil.com등 2가지 주소를 등록했다.

등록 비용은 주소당 70달러씩 1백40달러였다.

엑슨과 모빌의 합병이 공식 발표된 것은 그가 등록한 날에서 6일 뒤인
12월 2일이었다.

곧바로 모빌코리아로부터 협의가 들어왔다.

인터넷 주소를 판매하지 않겠느냐고.

문 사장은 "본사와 문서로 협의하자"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액수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

그러나 문 사장은 수백만달러는 받을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자사 이름을 따서 다른 사람이 등록해둔 도메인 주소를
살 때 보통 이 정도는 주기 때문이다.

단돈 1백40달러를 투자한 문 사장도 수천배의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2일이후 문씨는 세계 각국의 네티즌으로부터 "스마트한 결정이었다" "예리한
마케팅 감각이다" "스피드에 감탄했다"는 내용의 축하 메일을 받았다.

"축하한다. 내가 당신보다 8시간 늦었다"

"나도 합병에 관심이 있었으나 MobilExxon이라고 써넣어 실수했다"는
메일도 있었다.

문 사장은 다른 회사 이름을 딴 인터넷 주소를 미리 등록해 거액을 받고
넘기는 스쿼터(도메인 사냥꾼)에 대해 부도덕하다는 지적에 대해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먼저 등록했을 것"이라면서 "한국인이 선점했다는 사실이
나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씨는 "이번 일로 큰 돈을 벌게 된다면 전자상거래 관련 산업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