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동안 IMF한파가 가장 심하게 몰아닥친 곳중의 하나가 토지시장이다.

헐값에 내놓아도 안팔리고 직접 개발하자니 자신이 없어 속만 끓이는 지주가
한 두명이 아니다.

서울 강남에 사는 민경훈씨는 지난 3월까지만해도 다른 지주들과 비슷한
처지였다.

그러나 지금은 매달 4백만원이상 고정수입을 올려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민씨가 애물단지와 다름 없던 토지를 이용해 돈을 벌게 된 비결은 지주공동
개발방식을 통해 토지의 부가가치를 한껏 높여서이다.

용인시 보라리에 임야 1천6백평을 갖고 있던 민씨가 부동산에 땅을 팔려고
내놓은 때는 지난해 11월.

시세보다 40%이상 싼 평당 1백만원에 내놨으나 3개월동안 찾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처음엔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던 민씨는 점차 포기상태에 빠져 들었다.

그러던중 평소 알고지내는 컨설팅업체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투자자를 소개할테니 놀고 있는 땅을 함께 개발해 보자는 것이었다.

대안이 없던 민씨는 지난 2월 임야전문개발업체인 공간개발연구원
(3443-5455)에서 투자자인 강희석씨와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서 개발아이템 설정은 공간개발이, 2억원의 자금은 강씨가,
토지는 민씨가 각각 맡기로 합의했다.

공동경영에 참여하는 민씨는 3년간 땅을 안파는 대신 월2백만원의 임대료에
순이익의 20%를 보장받는 좋은 조건이었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거쳐 이들이 설정한 아이템은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맥반석 한증막.

단기간에 투자비용을 상쇄하고 은행이자보다 높은 수익이 나온다고 확신해서
다.

승산이 높다고 결정한 이들은 곧바로 용도변경 및 건축허가를 받아 지난
5월 개업식을 가졌다.

공동사업에 합의한지 3개월만의 일이다.

총 투자비용은 2억원.

가건물 및 부대시설(휴게실 간이식당)의 건축비로 9천6백만원(평당 80만원)
이 들어간 것을 비롯 설계 감리비 세금 잡비 예비비 등으로 1억원가량 소요
됐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이들의 성적은 기대치 이상이다.

하루평균 60여명이 이용, 1만원의 입장료 및 부대수입(1인당 5천원)을 합쳐
월 3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토지임대료 인건비 운영경비등(1천7백만원)을 뺀 순이익은 1천3백만원에
달한다.

민씨의 현재 월수입은 임대료 2백만원에 운영수입 2백60만원을 합친
4백60만원.

이 추세대로라면 계약이 끝나는 3년후에 민씨는 1억5천여만원, 강씨는
투자원금 2억원외에 1억6천여만원의 수익이 기대된다.

< 유대형 기자 yoo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