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산업혁명 때의 문제가 21세기에도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소수의 나라가 산업혁명을 주도했고, 앞선 기술로 세계를 정복하고 침탈했습니다. 인공지능(AI) 혁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때처럼 몇몇 국가가 선두 주자로 나섰습니다. 세계 다른 국가를 지배하고 착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4500만부 팔린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가 6년 만의 신작 <넥서스>를 펴냈다. 지난 15일 국내 언론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AI로 인한 여러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중 하나는 “AI가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행위자”라는 점이다. 지금껏 정보 기술은 단순히 인간을 연결하고, 인간의 말과 결정을 기록하는 도구였다. 점토판, 인쇄기, 라디오, 신문, TV 등이 그랬다.“물론 AI의 긍정적인 잠재력은 엄청납니다. 과학 발견, 신약 개발, 기후 변화 해결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위험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AI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측하기 어렵고, 인류가 만든 어떤 기술보다 통제하기 힘듭니다.”2016~2017년 미얀마에서 자행된 반(反)로힝야 폭력 이면에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례가 그의 책에 실렸다. UN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 참여 극대화’라는 목표를 부여받은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시행착오를 통해 분노가 참여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학습했다. 사람의 명령이 없었지만 이용자의 분노를 자극하는 콘텐츠를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하라리는 편향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한 AI가 여성, 특정 인종,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품을 수 있는 점, AI 기술의 소유와 접근성에 따라 1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얼리 컬렉션‘그 가격만 무려 6600억원에 달하는 초호화 주얼리의 세계가 열린다. 놀랍게도 모두 한 사람이 가진 소장품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주얼리 컬렉터로 여겨지는 카즈미 아리카와가 그 주인공이다.그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40여년 간 세계를 돌며 소장 가치가 높은 보석들과 주얼리들을 모아왔다. 카즈미 아리카와 주얼리 컬렉션을 두고 "당신은 존재하는 지도 몰랐을 가장 귀중한 주얼리 컬렉션"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그는 미국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 미술관에 주얼리를 기증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올 연말 서울에서 카즈미 아리카와 주얼리 컬렉션이 관객을 만난다. 롯데뮤지엄에서 12월 6일부터 열리는 전시 ‘The Art of Jewellery: 고혹의 보석, 매혹의 시간’에서다. 세계 최초로 현대 미술관에서 아리카와의 주얼리를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이번 전시는 특히 세계적인 건축가 쿠마 켄고가 전시 디자인을 맡았다. 오직 주얼리에만 관객이 집중할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을 어둡게 연출했다. 배경은 모두 패브릭으로 설치했다. 유약한 천과 단단한 보석 간 물성의 대비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연출이다. 이번 전시는 ‘예술로서의 주얼리’를 조명한다. 단순 치장의 도구를 넘어서 정치, 경제, 예술 등 그 시대상이 담겨있는 인류의 유산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역사 속에서 주얼리는 신성한 성물이자, 정치적 수단, 부의 상징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전시 전반에 걸쳐 주얼리에 담긴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도 함께 전개된다. 프랑스 나폴레옹의 카메오와 영국 빅토
"그저 조용히 글 쓰고 싶다. "소설가 한강(54)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이런 소감을 전했다. 전세계의 호들갑 속에서도 이토록 차분히 자신 만의 속도를 지키는 한강의 내면에는 어떤 음악이 자리하고 있을까.2021년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했을 당시 문학동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던 그의 플레이리스트(즐겨듣는 노래 목록)가 재조명되고 있다. 한강은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라며 "아주 조용한 상태에서도 (글을) 다듬어 보고, 어떤 때는 귀가 떨어질 것처럼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그 속에서 제가 쓰는 글이 고요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런 감각 속에서 (글을) 고치기도 한다"고 했다. 조동익-Lullaby(룰라바이)한강은 <작별하지 않는다>를 집필할 당시 싱어송라이터 조동익의 2집을 자주 들었다고 했다. 한강은 조동익의 동생인 조동희의 에세이 '사랑을 사랑하게 될 때까지'에 추천사를 쓴 인연도 있다. 그는 "(작곡가가) 제주에서 오랜 시간 살다가 음반 작업한거라, 제주의 소리가 많이 들어가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Lullaby(자장가)는 말그대로 눈을 감고 들으면 잠시 여행을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바람소리, 새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피아노 선율과 노래가 이어진다. 종종 들릴 듯 말듯한 저음역대 베이스는 심연의 감성을 끌어올리고, 가사 없이 '아'로 이어지는 음성은 마치 메아리가 울려퍼지는 듯 하다."저는 소설 쓸 때 이미지가 중요해요. 꼭 시각적인게 아니어도 이런 바람 소리같은 장면이면 좋겠다거나, 음악이 가지고 있는 정서가 있잖아요. 그게 제 안에 있는 정서하고 만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