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한푼없는 무차입경영" "창업 이후 34년 연속 흑자" "IMF 무풍기업"

산업계에서 남양유업의 견실한 경영을 일컫는 말들이다.

이 회사는 실제로 지난 6월말 현재 "매출액대비 경상이익률 6.4% 부채비율
1백58.4% 전년동기비 매출액 10.6% 증가"란 좋은 경영실적을 거두었다.

회계기준을 글로벌스탠더드란 잣대에 맞춰도 우량기업임에 틀림없다.

이 기업은 이에 그치지않고 지난10월말 "무차입 경영"을 달성했다.

상업 조흥 신한 등 3개 은행에서 빌린 1백80억원 상당의 차입금을 이 날자로
모두 갚았다.

원자재 구입 등에 따른 일시적 외상거래를 제외하면 금융기관에 대한
부채비율이 사실상 0%인 셈이다.

이 기업의 영업실적은 IMF한파에도 불구,오히려 좋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 기업이 빚없는 초우량기업의 길을 걷는 비결은 창업 이후 유제품사업
한우물만 파온 데 있다.

기업의 몸집이 커지면 빚을 내서라도 건설 금융등 다른 사업 분야에 진출,
계열사를 만드는게 국내의 일반적 경영풍토.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 64년 설립 이후 제품의 다각화를 추진했으나
사업다각화는 철저히 거부해왔다.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세계적 유제품업체로 발돋움한다는 창업주(홍두영
회장)의 이념을 2세대(홍원식 사장)가 그대로 이어받고있는 것이다.

"짜다"란 평을 들을 정도로 근검한 내실경영을 추진한 것도 이 회사를
IMF 무풍기업으로 만든 또다른 이유가 되고있다.

창업 이후 34년 연속 흑자를 내는 "신화"를 만들었으나 여전히 본사 사옥도
없이 서울 광교 사거리 대일빌딩의 4개층을 전세내 쓰고있다.

사장실도 웬만한 기업의 임원실보다 작은 12평 정도.

또 종업원은 3천명 선에 육박하나 회장 포함 임원은 10명에 불과하다.

이런 기업풍토를 감안할 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몰아치는 기업사정에
단 한차례도 휘말린 적이 없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이 회사는 창업 이후 "품질제일주의"를 앞세워 이익이 나면 한눈 팔지않고
유제품 개발과 생산공정 및 물류시스템 개선에 모두 투자해왔다.

지난해 생산 전공정및 물류시스템을 완전 자동화하는 작업을 마쳤다.

연간 60억원 정도의 생산비절감 효과를 얻고있다.

또 3백20억원을 투자, 추진해온 통합경영정보시스템(MIS)도 지난 8월
마무리됐다.

이 회사는 한걸음 더 나아가 올들어 제품에 대한 고객의 믿음을 높이는 데
전력을 쏟고있다.

국제품질인증마크인 ISO9001을 따낸 데 이어 최근 식품의약청으로부터
유가공 분야로는 처음으로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시범업체로
지정됐다.

남양제품은 과학적이며 위생적으로 만들어진다는 보증을 받은 셈이다.

덕분에 조제분유 이유식 발효유 모든 분야에서 유가공업계 톱자리를
차지하고있다.

올 매출액은 전년대비 20% 이상 늘어난 5천2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외형 확대에 따른 내실도 고려해 매출액대비 경상이익률을 6.7% 수준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제 사내에는 "짜다"가 오히려 미덕인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IMF체제에도 임금삭감이나 인원감축은 커녕 오히려 2차에 걸쳐 신입사원을
뽑는 등 인력충원에 바쁘기 때문이다.

IMF가 이 기업 내실경영의 진가를 확인시켜준 셈이다.

< 김영규 기자 young@ >

[ 남양유업의 주요 경영방침과 성과 ]

<> 무차입경영 - 부채비율 현재 0%
<> 전문화(한우물전략) - 창사이래 유제품만 생산
<> 품질제일주의 - 생산공정. 물류시스템 자동화
- HACCP 시범업체

=> 유가공업계 선두
34년 연속흑자 실현
98년 매출 5천2백억원(20% 증가)
매출액대비 경상이익률 6.7%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