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6천2백36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신장, 당기순이익 작년보다 17배
많은 6백5억원.

비료 및 화학 업체인 남해화학이 올해 예상하고 있는 성적표다.

매출증가율이나 순익규모 모두 창사 이래 "최대"다.

이 회사의 경영실적 앞에서는 최악의 내수침체와 수출환경 악화라는
"IMF 한파"가 무색할 지경이다.

남해화학이 이같은 경영성적을 올리게 된 직접적인 비결은 수출이다.

남해화학은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비료는 태국 중심이었던 수출시장을 중국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네팔 피지
등으로 확대했다.

예전엔 주문받으면 내보내는 식이었다.

수출 관련 부서의 항공료 지출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수출부서만 뛴 게 아니다.

연구개발과 생산부서도 바빠졌다.

수요국의 기호에 맞춰 비료품종을 다양화한 것이다.

블랙 그린 핑크 등 색깔있는 비료를 개발하면서 품질을 높였고 가격도
올려받을 수 있었다.

화학제품의 경우도 밖으로 눈을 돌렸다.

질산 멜라민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내다팔았다.

특히 멜라민은 작년(2천76t)보다 4배나 많은 8천6백26t을 수출해 90억원의
이익을 봤다.

남해화학은 올 수출액이 비료 9천5백30만달러,화학제품 2천5백만달러 등
모두 1억2천3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보다 1천9백만달러가 늘어난 수치다.

경영수지 개선에는 원가를 낮춘 것도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구매선을 다양화하면서 값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지난 5월에는 미국에서 주로 사오던 인광석을 모로코로 변경하면서 t당
10달러를 줄일 수 있었다.

앞으로 4년간 이 금액만 2천만달러에 달한다.

남해화학의 성공에는 수출이나 구매보다 더 중요한 요인이 있다.

더 빨리 더 많이 뛰어도 지치지 않는 기본 체력이 그것이다.

우선 재무구조가 튼튼하다.

남해화학의 부채비율은 98%.대기업들이 내년까지 맞추려고 목표로 삼고 있는
2백%의 절반에 불과하다.

유동비율은 1백68%로 재무구조의 건실성을 보여주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구조도 이 회사의 기본 체질이 튼튼함을 보여주고 있다.

주제품인 비료는 대주주인 농협이라는 확실한 자체수요가 있다.

여기다 수익원인 정밀화학 사업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 회사는 투자환경이 극도로 위축된 올해에도 정밀화학 관련 신규사업에는
4백억원을 투자했다.

미래 현금창출원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여기다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민영화를 앞두고 적극적으로 실시해온 경영혁신
이다.

윤영호 사장은 지난 10월31일 농협으로 주인이 바뀌면서 민영화되기전까지
"민간기업 체질"로 회사를 바꾸는데 경영역량을 집중했다.

유사기구 통폐합,임원급여 반납, 소비성 경비절감 등으로 줄인 돈이 올해만
1백억원에 이른다.

윤 사장은 민영화를 앞두고 불안해하는 종업원들에게 "고용안정"을
약속하면서 자율경영을 요구했다.

<>부서별 경영실적 평가 <>성과에 연계한 인센티브제 <>능력주의 인사제도
등을 실시하면서 회사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만들기만 하면 팔린다"는 공기업의 안일함을 깨버린 것이다.

민간기업에 비해 다소 늦었던 정보화 작업을 벌이면서 업무효율을 극대화한
것도 큰 보탬이 됐다.

남해화학은 현재 70대 30인 비료 대 정밀화학사업의 비중을 장기적으로
30대 70으로 바꿔 세계적 정밀화학 업체가 되는 비전을 갖고 있다.

경영혁신을 가속화해 이 비전의 실현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민간기업으로서
첫 해인 99년을 맞는 남해화학의 목표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