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020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대국으로 떠오를 것인가.

중국의 미래전략서 "21세기 중국은 무엇을 꿈꾸는가"(채현위 편, 김익겸 역,
도서출판 지정)이 출간됐다.

중국사회과학원 소속 연구원 5명이 공동집필한 이 책은 지난해 해남성출판
공사에서 "중국대전략-세계영도의 청사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가
외교적인 마찰을 우려한 당국에 의해 판금조치 됐다.

이 책은 중국이 2020년까지 미국을 이기고 세계를 재패한다는 세부전략을
담고 있다.

중국이 추구하는 최종목표와 아시아에서의 역할을 최초로 공개한 보고서라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보고서는 크게 3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상편에서는 지금까지의 중국 경제성장 과정과 발전전략을 상세하게 다루고
중편에서는 아시아의 일체화.현대화에 중국이 핵심국가로 역할해야 하는 이유
를 피력했다.

하편에서는 세계를 주도하는 초강국으로의 중국이라는 거대한 장기목표를
드러낸다.

중국 경제발전과 전망에 관해서는 연도별 성장목표를 명확하게 적고 있다.

99년까지 연평균 12%의 성장을 지속한 뒤 2000~2010년 8~9%, 2010~2020년
8%정도의 성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힘입어 2000년에 독일을 추월하고 2010년 일본, 2020년 미국을 각각
뛰어넘어 세계 제1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통일에 대해서는 99년 마카오 귀속에 이어 2010년까지 대만을 흡수,
광범위한 중국경제권을 형성하고 아시아 경제를 주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은 경제력에 비해 국제 지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별 위협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곁들여져 있다.

그 대신 아세안과는 공동전선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래서 경제적으로는 아시아 지역경제 주도자, 정치적으로는 지역 대변인,
군사적으로는 지역안보의 핵심국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대미전략으로는 섣불리 도전하다가 실패하는 길을 걷지 말고 협력과
공존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패권을 넘겨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대북 경제.군사제재를 반대하면서 전쟁을
억제하고 장기적으로는 통일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책에는 전반적으로 중국의 자신감이 크게 부각돼 있지만 정치개혁문제는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다.

세계경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인식하는 문제점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 잠재력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확인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은행(IBRD)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등은 중국이 2020년에 세계 최대 경제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아시아 지역협력과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미래 나침반"으로 읽힌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