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원화가치 전망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지 여부에 따라 크게
차이난다.

전문가들은 시장 개입이 없을 경우 달러당 1천1백50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시장 개입이 있다면 달러당 1천2백50원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본지 조사결과 1천2백원~1천2백50원을 내다본 사람들이 많았던 것도 상당
부분은 정부의 개입을 전제로 답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 금융연구원 임준환 연구위원은 "현재 외환시장에선 원화절상 압력
변수가 절하변수보다 월등히 많다"며 "기업구조조정으로 신뢰도가 향상되고
실물지표가 호전되고 있는게 대표적인 예"이라고 말했다.

SK 구조조정본부의 조기행 재무담당 부장은 IMF 차관액중 28억달러를
연내 갚아도 공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원화가치의 단기
급등을 우려해 개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에따라 1천2백원대 초반에서 원화가치가 형성될 것으로 봤다.

환은경제연구소 신금덕 동향분석실장은 "수급상황을 감안할 때 1천1백20원
수준으로의 상승도 가능하다"며 "경제기본여건과 동떨어진 원화가치 절상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현 상황에 개입하는게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스탠더드앤차터드은행의 홍원재 지배인은 엔화동향이 연말 원화가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엔화수준을 달러당 1백10엔대, 이에따라
원화가치 수준은 1천1백50원~1천1백60원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기업체 재무관계자들중엔 이와는 다른 전망을 하는 사람도 없지
않았다.

(주)대우의 김용길 자금본부장은 "IMF 구제금융을 상환하는 등 외화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연말 1천2백50원대로 마감될 것으로 봤다.

효성 재무본부의 임호윤 이사도 "최대 수출시장인 동남아시장이 얼어붙어
수출흑자가 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같은 수준의 원화가치를 내다봤다.

1천1백원대 상승을 점친 기업 관계자들도 정부개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이럴 경우 1천2백원대 초반에서 원화가치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WI카증권의 김기태 이사도 연말에 달러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원화약세를 예상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