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예탁금이 단 이틀만에 1조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가볍게 사상최고기록을
경신했다.

개미군단의 증시유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식매수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8일현재 전날보다 5천98억원이 늘어난 4조2천5백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40여년 증권시장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전 최고기록은 지난 92년 2월5일의 4조1천8백14억원이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14일만 해도 2조7천억원대에 지나지 않았지만
주가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급속히 늘어 불과 3주만에 1조5천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7일에는 하룻동안에만 무려 4천76억원이 늘었으며 8일에도
5천98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개설한 주식위탁계좌수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주식위탁계좌수는 8일현재 9백85만계좌에 달해
지난 10월말(9백72만계좌)에 견주어 13만계좌나 증가했다.

또 지난 10월말 3백61만계좌에 머물던 활동계좌수도 13만계좌가 늘어난
3백74만계좌에 달했다.

이처럼 주식투자자금과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은 유동성장세가 펼쳐지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데다 시중금리급락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못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이사는 "20%대 금리의 맛을 본 투자자들이 최근
급락한 수익증권 수익률이나 은행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만큼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 일선지점 영업맨들은 수익증권을 환매해 주식투자에 나서는
투자자가 있는가 하면 선물시장에만 전념하던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다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 등도 예탁금 급증의 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