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가 비효율적 인력구조와 방만한 조직운영, 학내 경쟁시스템 부재
등으로 총체적 부실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립대 교수 4명중 1명은 보직을 맡고 있어 연구나 강의에 주력할 수
없으며 이들이 받는 보직급여도 사립대에 비해 최고 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삼성경제연구소에 의뢰, 국립대 경영진단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10일 발표했다.

경영진단은 서울대를 제외한 학생수 1만5천명 이상의 대학중 서울대를
제외한 9개 국립대(강원.경북.경상.부경.부산.전남.전북.충남.충북대)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경북대는 외부기탁금과 외부연구실적이 가장 많았으나 보직교수
(34%)와 부속기관수(33개), 부실연구소비율(32%)이 가장 많아 예산낭비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정보직외에 대학 자체적으로 만든 비법정보직이 가장 많은 대학은 충남대
와 부산대로 각각 전체의 42%나 됐다.

교원 연구실적이 가장 부실한 대학은 충북대로 지난해 연구실적이 단 한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직 남발 =전체 교수중 보직교수의 비율이 평균 28%로 나타났다.

경북대의 경우 전체 교수의 절반에 가까운 43%로 보직의 "감투"를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으로 충북대 41%, 부산대 31%, 충남.강원대 각 29%였다.

이같은 "나눠먹기식" 보직남발에 따른 예산지출도 많아 학교별로 보직을
유지하는데 드는 연간 비용이 평균 8억2천만원에 달했다.

사립대(4억8천만원)보다 2배 가량 많은 액수다.

부산대가 10억5천5백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보직교수 1명에게 들어가는 연간 수당도 4백38만원으로 사립대(84만2천원)에
비해 5배나 많았다.

<>연구소 부실 =최근 3년 동안 2년 이상 연구과제 수행 실적이 전혀 없거나
외부에서 연구용역을 한 건도 받지 못한 "부실연구소"가 전체의 14%나 됐다.

경북대의 경우 부실연구소가 전체의 32%를 차지, 연구소 3개당 1개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상대 23%, 전남대 17%, 충북대 16% 등에 달했다.

연구소 수는 평균 23개로 사립대(21개)보다 많지만 학술지에 게재한
연구물은 1명당 2.3편으로 사립대(4.3편)보다 훨씬 적었다.

<>업적평가 유명무실 =연구업적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지급하고는 있으나
그 차이가 연간 평균 50만원 정도 밖에 안돼 실효가 없었다.

또 경상.충남대를 빼고 나머지 대학들은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과학논문인용
색인(SCI) 등 국제학술지와 변변치 않은 국내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을 같은
비중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름 뿐인 교내 학술지 등에 논문을 싣고도 연구 성과물로
인정받아 승진과 정년 보장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분석 및 제언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립대의 공통 문제점으로 <>비효율적
인력구조 <>방만한 조직운용 <>학내 경쟁시스템 부재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기업 경영원리를 도입하는 한편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는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행 직선제 총장 선출방식이 학내 파벌을 조성, 학교발전을 가로 막고
있는 만큼 경영마인드를 가진 인사를 총장선출위원회 등에서 총장으로
선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