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지금...] ('98 지역경제 진단) <1> '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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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구제금융 이후 1년이 지나면서 지방경제에도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지역의 기둥급인 대기업들이 속속 부도를 내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가
하면 차제에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기업체질 강화에 나선 기업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대부분 지역에는 아직껏 깊은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으나
일부공단 등에서는 경기회복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어 "IMF 터널"을 빠져
나온게 아니냐는 때이른 기대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다만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이 새로운 돌출 변수로 등장, 지역별로
명암이 엇갈릴 가능성은 있다.
IMF 1년을 맞아 권역별 경기를 점검하고 대책 등을 모색해 본다.
-----------------------------------------------------------------------
<> 대구
대구지역은 경제적인 타격이 가장 심한 곳으로 꼽힌다.
동국무역, 갑을, 대구백화점, 동아백화점, 청구, 우방, 보성, 서한 등
대구를 대표하는 10대기업 대부분이 화의나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으로
사실상 좌초됐다.
상장사 22개사 가운데 11개사가 퇴출 또는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이같은 현상은 섬유, 건설, 자동차부품, 유통 등 대구경제를 이끌어 왔던
주요 산업들이 모두 극심한 침체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체 산업생산의 15%를 차지하는 건설업의 경우 청구, 우방, 보성,
화성산업, 서한 등 "빅5"가 모두 경영위기에 빠졌다.
금융부문에서는 대동은행, 대구.경일종금, 대구.대동리스가 퇴출됐고
최대의 지방상호신용금고인 경북금고도 간판을 내렸다.
지방투신중 가장 실적이 좋았던 동양투자신탁도 주요주주들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주식을 매각해 삼성그룹으로 편입됐다.
특히 워크아웃에 따른 출자전환과 감자 등으로 지역 대기업의 소유권이
사실상 금융기관으로 넘어가면서 장기적으로는 소유구조가 완전히 변화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앞으로의 대구지역의 경기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다.
대구시가 중점사업으로 육성해온 자동차산업은 구지의 쌍용자동차에 이어
삼성상용차까지 대우에서 인수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대우는 대구지역에 추가로 투자할 여력이 거의 없어 당분간 외부
투자가 어려울 것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섬유산업의 부흥을 위해 6천8백억원이 투자되는 밀라노프로젝트는 장기간이
소요되는데다 효과 역시 미지수다.
이같은 상황은 경제전체가 활황세로 돌아서더라도 대구지역 만큼은 장기적
침체를 겪을 수 밖에 없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배광식 대구시 경제산업국장은 "대구가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위천공단 등 대규모 산업기반시설 조성과 고속도로, 공항 등
간접자본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구미
국내 최대의 내륙공단도시인 구미는 9월부터 수출이 회복세로 접어드는
등 빠른 속도로 IMF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연말까지 목표치 1백35억달러를 달성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수준인
1백30억달러에는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단말기와 전자식 교환기, 모니터와 LCD 등의 수출이 계속 늘면서
공단 전체가 상당히 활기를 띄고 있다.
가동률도 10월 기준 84.3%로 전년대비 5.8%포인트가 낮지만 타지역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불황의 장기화에 대비해 각 업체들이 서둘러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공단
전체의 종업원수는 지난해 7만4천명 수준에서 6만5천명으로 9천명이나
줄었다.
기업은행 구미지점의 김진희 지점장은 "최근에는 부도공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부동산매물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말한다.
구미공단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대기업들의 빅딜에 따른 구조조정문제
이다.
대우전자와 삼성자동차의 맞교환에 따라 구미공단의 대우전자 직원들은
물론 협력업체들의 재정비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 포항
세계적인 철강도시인 포항도 IMF 사태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은 지역이다.
포철과 계열사 및 협력업체들이 급여를 거의 삭감하지 않았고 포철은 올해
사상최대규모인 흑자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어 포항지역의 경기를
받치고 있는 큰힘이 되고 있다.
포항강재가 최근 1억불 수출탑을 수상했고 조선업계의 호황으로 후판
생산업체인 동국제강 등도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이 포항지역의 대기업중 화의나 워크아웃에 들어간
업체는 건업체인 대륭과 건설용 철강재를 생산하는 강원산업 뿐이다.
소비면에서도 다른지역의 백화점들이 20~30%선의 매출감소를 기록한 것과는
달리 포항지역은 한자리수 감소에 그쳤다.
그러나 포항의 장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환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엔고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내년 이후 상당히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포철 관계자는 환율이 달러당 1천1백원 이하로 내려가면 수출채산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눈앞으로 다가온 포철의 감산과 계열사의 구조조정도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
지역의 기둥급인 대기업들이 속속 부도를 내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가
하면 차제에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기업체질 강화에 나선 기업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대부분 지역에는 아직껏 깊은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으나
일부공단 등에서는 경기회복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어 "IMF 터널"을 빠져
나온게 아니냐는 때이른 기대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다만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이 새로운 돌출 변수로 등장, 지역별로
명암이 엇갈릴 가능성은 있다.
IMF 1년을 맞아 권역별 경기를 점검하고 대책 등을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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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대구지역은 경제적인 타격이 가장 심한 곳으로 꼽힌다.
동국무역, 갑을, 대구백화점, 동아백화점, 청구, 우방, 보성, 서한 등
대구를 대표하는 10대기업 대부분이 화의나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으로
사실상 좌초됐다.
상장사 22개사 가운데 11개사가 퇴출 또는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이같은 현상은 섬유, 건설, 자동차부품, 유통 등 대구경제를 이끌어 왔던
주요 산업들이 모두 극심한 침체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체 산업생산의 15%를 차지하는 건설업의 경우 청구, 우방, 보성,
화성산업, 서한 등 "빅5"가 모두 경영위기에 빠졌다.
금융부문에서는 대동은행, 대구.경일종금, 대구.대동리스가 퇴출됐고
최대의 지방상호신용금고인 경북금고도 간판을 내렸다.
지방투신중 가장 실적이 좋았던 동양투자신탁도 주요주주들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주식을 매각해 삼성그룹으로 편입됐다.
특히 워크아웃에 따른 출자전환과 감자 등으로 지역 대기업의 소유권이
사실상 금융기관으로 넘어가면서 장기적으로는 소유구조가 완전히 변화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앞으로의 대구지역의 경기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다.
대구시가 중점사업으로 육성해온 자동차산업은 구지의 쌍용자동차에 이어
삼성상용차까지 대우에서 인수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대우는 대구지역에 추가로 투자할 여력이 거의 없어 당분간 외부
투자가 어려울 것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섬유산업의 부흥을 위해 6천8백억원이 투자되는 밀라노프로젝트는 장기간이
소요되는데다 효과 역시 미지수다.
이같은 상황은 경제전체가 활황세로 돌아서더라도 대구지역 만큼은 장기적
침체를 겪을 수 밖에 없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배광식 대구시 경제산업국장은 "대구가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위천공단 등 대규모 산업기반시설 조성과 고속도로, 공항 등
간접자본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구미
국내 최대의 내륙공단도시인 구미는 9월부터 수출이 회복세로 접어드는
등 빠른 속도로 IMF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연말까지 목표치 1백35억달러를 달성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수준인
1백30억달러에는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단말기와 전자식 교환기, 모니터와 LCD 등의 수출이 계속 늘면서
공단 전체가 상당히 활기를 띄고 있다.
가동률도 10월 기준 84.3%로 전년대비 5.8%포인트가 낮지만 타지역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불황의 장기화에 대비해 각 업체들이 서둘러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공단
전체의 종업원수는 지난해 7만4천명 수준에서 6만5천명으로 9천명이나
줄었다.
기업은행 구미지점의 김진희 지점장은 "최근에는 부도공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부동산매물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말한다.
구미공단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대기업들의 빅딜에 따른 구조조정문제
이다.
대우전자와 삼성자동차의 맞교환에 따라 구미공단의 대우전자 직원들은
물론 협력업체들의 재정비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 포항
세계적인 철강도시인 포항도 IMF 사태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은 지역이다.
포철과 계열사 및 협력업체들이 급여를 거의 삭감하지 않았고 포철은 올해
사상최대규모인 흑자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어 포항지역의 경기를
받치고 있는 큰힘이 되고 있다.
포항강재가 최근 1억불 수출탑을 수상했고 조선업계의 호황으로 후판
생산업체인 동국제강 등도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이 포항지역의 대기업중 화의나 워크아웃에 들어간
업체는 건업체인 대륭과 건설용 철강재를 생산하는 강원산업 뿐이다.
소비면에서도 다른지역의 백화점들이 20~30%선의 매출감소를 기록한 것과는
달리 포항지역은 한자리수 감소에 그쳤다.
그러나 포항의 장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환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엔고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내년 이후 상당히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포철 관계자는 환율이 달러당 1천1백원 이하로 내려가면 수출채산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눈앞으로 다가온 포철의 감산과 계열사의 구조조정도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