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등 5개 업종의 빅딜계획안이 채권단에 제출됐다.

계획안을 한번 냈다가 퇴짜맞았던 석유화학 항공기 철도차량은 수정안이
제출됐으며 선박용엔진과 발전설비 업종의 경우 신규 계획안을 냈다.

외환 한일 등 5대그룹 주채권은행들은 10일 제출된 빅딜 수정계획안에
대해 "단일법인의 초기부채비율이 축소되는 등 손실분담 노력이 돋보였으나
금융지원 요구는 여전히 과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은행들은 11일 사업구조조정추진위원회를 열어 이들 계획안을 평가할
예정이다.

<> 수정안 내용 =빅딜 대상 업체들이 10일까지 주채권은행에 낸 내용을
보면 석유화학의 경우 종전보다 훨씬 강도높은 자구를 단행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인원감축 규모는 종전 10%에서 20%로 확대했으며 중복.과잉 설비 등을
팔아 6천억원을 조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자산매각 부분은 이번에 새로 포함된 내용이다.

그러나 7천억원의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해 달라는 것은 바뀌지 않았다.

또 발전설비와 선박용엔진 부문 단일법인으로 선정된 한국중공업은 금융권
에 7천억원규모의 신규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으로부터 발전설비 또는 선박용엔진 부문의 생산
설비를 비롯 관련 토지와 건물 등을 인수하는 조건이다.

항공기 철도차량은 지난 7일 정.재계 간담회에서 확정된 골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항공기 빅딜업체들은 종전에 신설 단일법인의 부채비율을 5백%로 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수정안에선 3백60%로 낮췄다.

또 대출금출자전환은 외자유치와 함께 실행해 달라고 채권은행들에 요청
했다.

출자전환 요청규모는 2천6백40억원에서 1천5백42억원으로 낮춰졌다.

또 당초 대로 3년간에 걸쳐 3천억원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대 대우 한진이 통합하는 철도차량도 초기부채비율을 5백%에서 3백65%로
축소했다.

대신 출자전환(1천6백30억원)과 신규대출(1천7백억원) 요구는 당초 제출한
방안과 같았다.

반도체부문은 책임경영 주체선정문제가 걸려 아직 계획을 내지 않았다.

현대정유가 한화에너지를 인수하는 정유업종의 경우 한화에너지 차입금
(1조2천2백억원) 금리를 프라임레이트에서 4%포인트 더 깎아달라고 현대측
에서 요구하고 있다.

<> 주채권은행 반응 및 향후 일정 =주채권은행들은 빅딜 업종의 구조조정
수정계획서가 만족할만한 수준은 못되지만 나름대로 손실분담 노력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따라 11일 열릴 사업구조조정위원회에서 항공기 철도차량 등의 수정
빅딜안은 조건부로 승인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권단은 여전히 금융지원 요구가 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신규대출은 어렵다며 지원에 난색을 표했다.

선박용엔진 업종을 주관하는 한일은행은 사업성검토와 손실분담(시설폐기
자산매각 등) 노력이 부족하다며 일부 내용을 보완해 주도록 한국중공업에
요청하기도 했다.

1차 평가때 채권단과 추진위로부터 통합자체가 무의미하다는 판정을 받은
현대와 삼성의 석유화학 구조조정은 종전보다 자구계획이 크게 강화됐지만
업체와 채권단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수정계획서의 수용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채권은행 관계자는 설명
했다.

한편 채권단은 이번에 제출한 빅딜안이 승인될 경우 15일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최종 확정하고 재무구조 개선약정에도 반영할 방침이다.

[ 5대업종 빅딜 신규 및 수정계획안 ]

<>.석유화학
- 대상기업 : 현대석유화학 삼성종합화학
- 주채권은행 : 한일
- 당초안 : 출자전환 7천억원 요청. 외자유치후 상환. 인원 10% 감축.
- 수정 및 신규안 : 출자전환 7천억원 요청. 외자유치후 상환.
인원 20% 감축. 중복설비 매각으로 6천억원 조달.

<>.항공기
- 대상기업 :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 주채권은행 : 외환
- 당초안 : 단일법인 초기부채비율 5백%, 2천6백40억원 출자전환 요구.
3천억원 신규대출 요청.
- 수정 및 신규안 : 초기부채비율 3백60%, 출자전환 1천5백42억원 요구.
3천억원 신규대출 요청.

<>.철도차량
- 대상기업 :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 주채권은행 : 외환
- 당초안 : 연말까지 3사 통합계약.
출자전환 1천6백30억원, 신규대출 1천7백억원 요청.
- 수정 및 신규안 : 초기부채비율 3백65%, 출자전환 1천6백30억원,
신규대출 1천7백억원 요청.

<>.선박용엔진
- 대상기업 : 한국중공업 삼성중공업
- 주채권은행 : 한일
- 당초안 : 미제출
- 수정 및 신규안 : 삼성의 선박용 엔진을 한국중공업에 이관.
삼성과 현대중공업 발전설비를 한국중공업에 이관.
한국중공업, 6~7천억원 신규자금지원 요청.

<>.발전설비
- 대상기업 : 삼성항공 현대중공업 한국중공업
- 주채권은행 : 외환
- 당초안 : 미제출
- 수정 및 신규안 : 삼성의 선박용 엔진을 한국중공업에 이관.
삼성과 현대중공업 발전설비를 한국중공업에 이관.
한국중공업, 6~7천억원 신규자금지원 요청.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