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0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동생인 회성씨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택에서 전격 체포, 철야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회성씨가 지난해 11월 이석희 전국세청 차장과 공모, 5개기업에서
50억원을 직접 모금하는 등 현대 대우 등 20여개 기업에서 1백50억여원의
대선자금을 불법 모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빠르면 11일중 이씨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1월 중순께 현대증권 이익치 사장에게 "이
후보(이회창 총재)가 여러면에서 상황이 어려운데 도와달라"고 요청, 현금
10억원을 받은 후 같은해 12월초 다시 20억원을 한나라당 후원회로 납부토록
압력을 행사했다.

이씨는 밤샘조사에서 대선자금 모금에 직접 개입한 것은 사실이나 이 총재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씨를 전격 체포, 조사함으로써 국세청의 대선자금모금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외견상으로는 그동안 미해결상태에 있던 국세청모금사건을 연말에 마무리
하기 위해 검찰이 최종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따.

검찰은 지난 9월말 이씨를 한차례 조사했으나 혐의사실을 부인해 결말을
짓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자금지원 기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회성씨의 직접 개입이
드러나 매듭차원에서 전격 체포했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이에따라 국회에 체포동의요구서가 제출된 한나라당 서상목 의원 등
그동안 처리되지 않았던 공모자들도 일괄처리, 조만간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달리 회성씨의 체포로 세풍화살이 이회창 총재에게 날아드는 등 확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럴 경우 세풍은 연말 정가에 의외의 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

< 김문권 기자 m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