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량이 폭주하면서 매매주문의 전산처리가 장애를 빚고 있는데도
해당기관인 증권거래소(이사장 홍인기)와 증권전산(사장 김경중)이 임시
변통식의 대응책만을 내놓고 있어 투자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증시관계자들은 증권거래소와 증권전산이 전산처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등 근본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루 거래시간 연장과 가격제한폭을
확대한 이후 주식매매 체결정보를 실시간에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체결 정보는 지난 7일엔 5~10분 정도 늦게 제공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늦어져 이날은 최고 1시간이나 늦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최근 주가가 폭등세를 보이면서 매매주문이 증권전산이나 증권거래소와
증권전산이 처리할 수 있는 용량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주식매매 호가건수는 최근 80만주, 체결건수는 70만주를 넘어 증권거래소의
1백만건, 증권전산의 80만건에 근접했다.

이에따라 증권사 단말기-증권전산 공동온라인망-증권거래소 매매체결시스템
으로 연결되는 전산처리망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전산장애가 발생, 투자자들은
실시간의 매매호가를 접하기 어렵게 됐고 주문이 체결됐는지를 몰라 호가를
정정하기도 어렵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해야 할 증권전산과 증권거래소는 뾰족한 대응
책을 내놓지 못해 주가왜곡 현상을 근본적으로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이다.

증권전산은 "내년 2월께 대우 등 5개 증권사가 공동온라인망을 탈퇴할 예정"
이라며 "최근의 거래량 폭주로 비롯된 증권전산 처리미비는 내년 2월께 자연
해소될 것"이라고만 밝히는 실정이다.

증권거래소가 마련중인 개선책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정보제공량을 줄이는
등 매매체결 프로그램을 일부 변경하거나 주식매매 최소단위를 늘리는 등의
임시방편에만 매달리고 있다.

두 기관이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면 투자자들은 내년 2월까지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의 매매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증권업계 전산전문가들은 "미국 등 증시선진국의 경우 전산처리
용량을 평소 매매호가의 5배이상으로 설정해 병목현상을 미리 예방하고 있다"
며 "증권거래를 원활히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증권거래소와 증권전산의 획기적
인 인프라 투자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