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의 기자회견은 정 회장의 첫 공식
언론접촉이라는 색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올해로 환갑인 정 회장은 70년 현대에 입사한 이후 74년부터
현대자동차써비스 대표이사로 최고경영자에 올랐지만 그동안 기자회견은
한차례도 갖지 않았다.

정식 인터뷰도 전혀 없었다.

지난 96년 그룹 회장 취임직후 종로2가 한일관에서 기자들과 불고기에
적포도주를 곁들여 저녁을 함께하며 간담회를 가진 것이 언론과의 유일한
대화였을 뿐이다.

정 회장의 어눌한 언변이 언론 기피 현상을 불러왔을 것이라는 일부
분석도 있으나 현대 관계자들은 "아버지(정주영 명예회장)의 활동이
활발한데 아들이 언론에 나설 수 없다는 정 회장의 지론 때문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 회장 뿐만 아니라 현대에 몸을 담고 있는 아들들 모두 언론과의 접촉을
가능한한 자제하고 있는 것이 같은 이유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정몽헌 회장도 그룹 회장이 된 후 정 명예회장과 대북사업 관련
기자회견을 두차례 가졌을뿐 거의 언론에 등장하고 있지 않다.

그룹 회장이 되기 이전도 마찬가지였다.

현대 관계자는 "정 회장의 언론접촉은 앞으로 보다 자주 있을 것"이라며
"이는 자동차부문이 2000년까지 그룹에서 분리돼 완전한 독자 경영을
펼쳐야 하는데다 자동차사업의 정상화에 대한 정 회장의 의지가 굳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