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의 창업컨설턴트가 되겠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창업컨설턴트라는 낯선 영역을 개척하고있는 차준열(44)
김우길(44) 김준완(44) 홍영표(41)씨의 새로운 인생 목표다.

이들은 모두 비슷한 시기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IMF이후 실직 또는 사업실패라는 좌절을 겪은 것.

그러나 지금은 새로운 꿈을 향해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면서 바쁜 삶을
보내고있다.

서울 선릉역 부근 박주관 창업컨설팅 한쪽 구석에 있는 3평남짓의 작은 방이
이들의 공동사무실이다.

이들이 현재 갖고있는 명함은 컨설팅 본부장.

이 분야의 베테랑인 박주관 원장과 공동으로 작업을 하면서 일을 배우고
있다.

그렇다고 박원장에게 고용된 것도 아니다.

프로젝트에 따라 이익을 나누는 "소사장"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한 곳에 모이게 된 것은 박원장 덕분이다.

박원장은 한국경영기술지도자회에서 주관하고있는 실직자재취업교육에서
강의를 하다가 뜻이 맞는 홍영표 김준완씨에게 함께 일할 것을 권유했다.

당장 창업컨설턴트 회사를 차리기에는 자금 등 위험부담이 많기 때문.

평소 창업컨설턴트에 관심이 많던 이들은 흔쾌히 응했다.

김우길씨와 차준열씨는 박원장과의 상담중 창업컨설턴트로 재출발한
케이스다.

차씨가 실직한 것은 그야말로 "순간의 선택"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행에서 여신을 담당하던 차씨는 작년 9월 동남은행으로부터
스카웃제의를 받았다.

제주지점장 자리를 주겠다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차씨의 지점장생활은 1년을 넘지 못했다.

동남은행이 퇴출됐기 때문이다.

퇴직전 동생과 함께 운영하던 식당을 체인점화 해볼 생각으로 컨설팅 회사를
찾았던 차씨는 아예 컨설턴트가 되기로하고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김우길씨도 비슷한 경우.

역시 기업은행을 15년간 다니다 지난 93년 퇴직한 김씨는 유명스포츠용품
대리점을 경영했다.

그러나 IMF이후 매출이 50%이상 떨어지자 가게문을 닫고 창업컨설턴트 길로
들어섰다.

김준완씨는 지난 4월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실직했다.

실직자재취업교육을 받으면서 재취업을 모색했던 김씨는 번번이 좌절을
겪어야했다.

재취업의 벽이 너무 두터웠다.

유통 관리분야의 전문가를 자처하는 김씨는 결국 박원장과 함께 새인생을
시작했다.

모 건설회사에 다니던 홍씨의 전공은 상권분석및 창업아이템.

지난 93년에 경영지도사 자격증을 획득할 정도로 이 분야에 관심이 있었다.

요즘 이들의 하루일과는 직장생활때 보다 더 빡빡하다.

이미 여러건의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납기일이 다가오면서 밤샘하는 날도 늘었다.

그러나 이들은 피곤한 줄 모른다.

실직의 순간을 되돌아보면 자신도 모르게 힘이 솟기 때문이다.

"내인생에서 실직의 아픔은 더이상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내이름을 단 컨설턴트 회사를 경영할 겁니다"

늦깍이 창업컨설턴트들의 다부진 각오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