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에 흥미를 느끼는 직장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달리기를 사랑하고 달리고 있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현대정공 창원공장의 육상회" 회원들이다.

현대정공 창원공장은 철길을 달리는 철도차량과 험로를 진군하는 88전차를
생산한다.

이 곳에 육상회가 생긴 것은 지난 86년 5월이다.

회원수가 매년 늘어 현재는 총 1백24명의 회원들이 "달리는 맛"을 즐기고
있다.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다.

모임의 가장 큰 행사는 무엇보다 매년 5월5일 어린이날 여는 "전사원 및
사원가족 건강달리기 대회"다.

육상회 주최로 매년 1천5백여명의 사원과 가족들이 함께 달리며 일체감을
갖는다.

평소 직장생활로 소홀했던 남편과, 자상한 아버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어느 모임이건 "스타"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 육상회의 스타는 단연 김복열 사우다.

그는 95년 설악산 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해 아마추어로선 경이적인
2시간46분의 기록으로 우승한 선수다.

지난 8월엔 삼척에서 열린 황영조 올림픽제패기념 단축마라톤대회에서
40대부 2위로 입상했다.

또 올 봄 동아마라톤대회에선 경기도중 다리 경련으로 절뚝 거리며 가까스로
완주해 기록과 관계없이 큰 박수를 받았다.

육상회 회원들은 창원에서 "사랑을 나누는 주자들"로도 유명하다.

회원들은 함께 뛰는 사람이 있을 때 달리기가 한층 수월하다는 것을
터득했다.

그래서 "남을 돕는 것이 내 안의 나를 돕는 것"이란 생각으로 각종
사회봉사활동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

소년소녀가장과 자매결연을 맺고 경제적 지원은 물론 아버지와 같은
이웃아저씨 역할도 해준다.

육상으로 다져진 신체에서 나오는 깨끗한 피를 나누는 헌혈운동,
농촌일손돕기운동, 창원공설운동장 미화작업 등에도 빠지지 않는다.

이렇게 남을 돕다보니 창원시에선 지난해 전국체전 성화봉송주자로 우리회원
15명을 선정하기도 했다.

달리는 것은 결코 육체의 힘만이 아니다.

몸이 힘들 때 정신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고 말한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순간, 진정 살아있다는 희열을 만끽한다.

그 희열을 바탕으로 우리 회원들은 더욱 힘차게 내일로 달려간다.

이일장 < 현대정공 창원공장 경리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