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했던 일부 자금은 "때를 만났다"는듯 증시로
방향을 틀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먼저 실세금리 하락으로 금융상품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또 하나는 주가급등.

주가는 무디스가 지난 4일 원화표시 국채에 대해 "투자적격" 등급을 매긴게
계기가 돼 강력한 탄력을 받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고수익을 찾아 증시와 증시주변으로 달려가는 투자자들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조바심치고 있다.

여전히 안전제일을 외치며 은행정기예금을 붙들고 있지만 빠질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

다른 투자자들은 탐욕스럽게 달아오른 불빛에 데이느니 금리가 더 낮아지기
전에 확정금리상품에 가입하는게 한푼이라도 더 벌수 있다며 시뻘건 전광판
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 지표로 본 자금흐름 =투신사 단기공사채형 수익증권(6개월미만)의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대신 장기공사채형이 크게 늘었다.

은행 저축성예금의 수신고는 종전과 비교하면 "약보합" 수준이다.

단기공사채형의 경우 지난 10월중 16조8천억원이나 늘었으나 11월엔
1조7천억원, 12월들어선 7일까지 7천여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장기공사채형은 <>10월 6조7천억원 <>11월 7조원 수탁고가 는데 이어 12월
에는 3조4천억원 증가했다.

투신사 장기공사채형의 금리는 현재 연 10.2% 수준.

단기 공사채형 금리(연 8.9%)에 만족하지 못하는 자금이 일부 이동한
셈이다.

이들 자금은 고수익을 위해 위험을 어느정도 감수하는 자금이라고 보면
된다.

"위험하더라도 고수익이면 된다"는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직접 뛰어들고
있다.

주식시장의 매수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10월부터 지속적으로 증가,
10월13일 2조원대, 11월24일 3조원대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 7~8일 이틀간 예탁금은 1조원 가량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10일현재
4조7천3백82억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식형 수익증권으로도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식형의 경우 이달들어 7일까지 5백68억원 줄어든 것으로 돼있으나 4~5일
이틀간에는 3백1억원 늘어나는 등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
됐다.

그러나 안전투자에 길들여진 자금들은 은행의 저축성예금을 선호하는 경향
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향후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고객들이 연 9%~연
10%짜리 1년제 정기예금에 돈을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 향후 자금이동 전망 =전문가들은 금리의 추가하락 여부가 향후 자금이동
의 최대 변수로 보고 있다.

금리가 더 떨어지면 주가를 더 자극, 자금이동을 가속시킬 분석이다.

금리하락은 또 은행예금의 상품성을 떨어뜨릴 것으로도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금리안정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투신사 주식형 수익증권
이나 증시로 직접 유입되는 자금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설정 사흘만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펀드 까지 나와 주식형의 인기는
더 올라갈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중자금이 부동산으로 움직일 가능성에 대해선 고개를
젓는다.

부동산 가치가 단기간내에 상승할지 미지수인데다 IMF시대여서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투자를 원한다는 것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