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를 내거나 사업구조를 조정하면서 생긴 유휴설비나 중고자동차를 수
출할 때도 저금리의 무역금융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은 유휴설비및 중고품 수출에 대한 은행의 지원자금을 총액한도
대출대상에 포함시킨다고 13일 밝혔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한은으로부터 연 3%의 저금리 자금을 받아 유휴설비
수출을 위한 무역금융으로 기업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무역금융은 수출품 생산자금과 원자재 및 완제품 구매자금 등
생산시설이 있는 사업자만 지원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와 기업들의 연쇄 도산 등으로 유휴설비가 크게 늘
어나자 한은은 유휴설비 수출확대를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

국내 유휴설비의 규모는 지난 7월말현재 기업보유 10조원,성업공사 4조
원,은행 3조원,리스 3조원 등 약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치로 연간 약 1조2천억원(취급액 기준)의 자금이 기업들에 제공
될 것으로 한은은 내다보고 있다.

한은은 이와함께 담보 및 신용이 부족한 영세 수출업자들도 무역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수출보험공사등 신용보증기관들이 유휴설비 수출에 대해
서도 신용보증을 지원해주도록 요청키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올들어 생산시설의 가동률도 낮아진데다 금융기관도 담보
로 잡고 있는 설비의 처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무역금융 지원대상을 이처
럼 확대했다"며 "유휴설비 수출을 통해 수출을 늘리고 기업구조조정을 앞당
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