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각국의 경제여건, 한국과의 교역상황에 대해 무역투자진흥공사의
현지 무역관을 통해 알아봤다.

교역확대뿐만 아니라 인적 교류 등 경제협력의 차원을 높이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 태국 =IMF와의 합의를 바탕으로 바트화 가치 안정 및 금융구조 조정 등
경제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트화는 최근 달러당 36~37바트선으로 안정돼있다.

IMF는 최근 태국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있다고 진단했다.

금년 한햇동안 태국 경제는 3~3.5%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올들어 1백8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바트화의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수출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태국과 한국의 교역은 양국의 IMF체제 돌입 이후 격감추세다.

양국의 무역불균형도 덩달아 커지고 있어 태국측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 87년이후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왔다.

태국은 농산물수입을 늘려줄 것을 바라고 있다.

한국의 태국투자는 95년을 기점으로 대폭 늘었지만 일본 대만 싱가포르에
비해선 저조하다.

한국기업들이 태국에서 겪는 어려움은 수입관세와 부과세 환급지연을 들 수
있다.

일부 행정서비스에도 문제가 있고 외국인투자자의 지분참여를 50%로
제한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 싱가포르 =한국의 무역흑자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싱가포르는 자유무역정책을 채택하고있어 이 문제를 아직 거론하지 않고
있지만 흑자폭이 더욱 커질 경우 통상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싱가포르는 환경오염물질에 대한 수입규제를 강화하고있어 우리 업체들의
주의가 요청된다.

이로 인해 특히 CFC(염화불화탄소;냉매)사용 에어컨을 장착한 자동차나
냉장고의 싱가포르 수출은 힘들어졌다.

ASEAN(동남아국가연합)은 싱가포르의 주도로 오는 2003년까지 아세안
자유무역지대(AFTA)를 결성키로 했다.

그러나 작년 금융위기 이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비롯해서 지역국가들의
경제는 물론 정치상황까지 혼미해지고 있어 스케줄대로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하는 한국의 대동남아 교역패턴은 유지돼야
할 것이다.

<> 말레이시아 =특정국가를 겨냥하지는 않고있으나 모든 교역국을 대상으로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및 비관세장벽을 쌓고있다.

대표적인 비관세장벽은 완성차 수입을 규제하기 위한 수량제한조치다.

현대자동차도 수입쿼터제 아래서 수출하고있다.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외국업체의 주재원수를 제한하는 것도 비관세장벽의
하나로 꼽힌다.

말레이시아는 한국이 기술집약적인 첨단산업분야에 투자를 늘려줄 것을
기대한다.

한국과의 교역에서 적자가 늘어나는데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내고있다.

이 나라는 메콩강유역개발위원회의 간사를 맡고있어 이 사업에 대한
한국의 협력을 바라고있다.

동아시아경제회의(EAEC)에도 한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 인도네시아 =한국은 천연가스를 비롯한 원자재를 많이 사왔는데 올들어
9월말 현재 작년에 비해 52.3%나 수입이 격감했다.

인도네시아는 외환부족으로 원자재와 한국의 공산품을 맞교환하는
구상무역을 원하고있다.

이 나라는 자원수출에서 벗어나 재가공수출로 방향을 틀고있어 이 분야에서
상호협력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

일본의 경우 기술지도 연수생 초청 등 인적교류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이지만 장기적으론 발전가능성이
큰 나라다.

따라서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정부차원은 물론
민간기업차원에서도 꾸준히 계속돼야 할 것이다.

<> 필리핀 =필리핀은 외국인 투자가 늘고있고 제조업이 활성화되면서
동남아에서 경제사정이 가장 나은 축에 속한다.

개발수요로 수입이 늘어나면서 무역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의 교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나라와 한국은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갖고있어 앞으로 교역이
확대될 여지가 아주 크다.

특히 최근들어선 일본에 의존했던 자본재 조달선을 한국으로 바꾸려는
기업들이 늘고있다.

그러나 IMF체제이후 철강 등 일부 한국산의 저가수출이 늘면서 수입규제도
증가추세다.

따라서 실익이 작은 통상마찰은 우리쪽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 이동우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