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문화계] (2) '복고바람' .. 50~70년대풍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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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복고바람"이 우리사회를 휩쓸었다.
세기말의 "회고 분위기"에 IMF한파로 인한 "현실적 궁핍"이 겹친 탓이다.
고달픈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가난했지만 인정많았던" 과거에서 위안을
찾고자하는 도피심리도 한몫했다.
"크라운 산도"같은 추억의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고 60~70년대풍의 허름한
음식점이나 주점들이 "가격파괴"를 내세우며 다시 등장했다.
문화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연 음반 가요 방송 광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50~70년대의 "과거"가
"향수"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전면으로 떠올랐다.
공연예술분야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악극의 강세.
"불효자는 웁니다" "눈물젖은 두만강" "눈물의 여왕" 등 신파조의 악극을
비롯해 "그때 그 쇼를 아십니까" "이것이 유랑극단" 등 극장쇼를 재연한
대형작품들이 연이어 무대에 올랐다.
왕년의 스타 김진진씨가 출연한 여성국극 "진진의 사랑"도 극단 학전에 의해
공연됐다.
공연편수가 늘었을뿐 아니라 "그때 그시절"을 공감하는 중년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눈물젖은 두만강"의 경우 총관객중
유료관객이 77.5%를 차지했다.
TV에서도 60~70년대를 배경으로 한 "IMF형 드라마"가 각광받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MBC드라마 "육남매".
60년대 초반 서울 영등포일대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와 아이들의 깜찍한 연기가 어우러져 인기를 얻었다.
축음기 양은냄비 삐라 등 갖가지 소품과 "사치기 시치기 사뽀뽀" "원숭이
엉덩이" 등 60년대 유행하던 아이들의 놀이와 노래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원래 16부작 미니시리즈로 기획됐으나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자 주간단막극
으로 살아남아 IMF체제 1년을 맞는 지금까지도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SBS월화드라마 "은실이" 역시 60년대를 배경으로 한 복고풍 드라마다.
이 밖에 젊은이 위주의 트랜드 드라마대신 "그대 그리고 나"등 "가족주의"를
강조하는 홈드라마가 인기를 얻은 것도 일종의 복고주의 경향으로 볼 수
있다.
가요계의 복고바람은 과거 히트곡에 대한 리메이크 형태로 나타났다.
여기엔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회정서뿐 아니라 작곡료와 앨범제작비를 줄일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여고생 가수 박지윤이 80년 TBC "젊은이의 가요제" 대상곡인 "하늘색 꿈"을
타이틀 곡으로 들고 나와 인기를 얻었고 김건모 김현철 박진영 등도 새 앨범
을 내면서 리메이크곡을 실었다.
"미인" "단발머리" 등 리메이크곡의 원곡을 모은 "디 오리지널" 앨범까지
나왔다.
이 앨범의 보너스 트랙에는 "새마을 노래" 등 소위 건전가요도 실렸다.
이밖에 산울림 등 옛 인기그룹의 음반도 복각돼 새롭게 나왔다.
사회분위기에 가장 순발력있게 반응하는 광고분야에서도 복고풍은 주요
트랜드였다.
만화영화 "짱가"의 주제가를 부활시킨 데이콤 국제전화, 권투선수 홍수환씨
가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를 외치는 삼성전자,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한번..."이란 대사와 함께 60년대 청춘영화를 본딴 OB라거, 국민체조음악을
배경으로 한 케토톱광고 등이 대표적인 예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가요", "맛동산 먹고 즐거운 파티" 등
옛CM송이 다시 부활한 것도 이같은 경향을 반영한 결과다.
영화에서도 "편지" 등 멜로물이 강세를 보였다.
문화평론가 황동일씨는 "새로운 것과 옛것에 대한 갈망은 어느시대에나
공존하지만 궁핍한 시대엔 사회전반의 무거움을 해소해내는 문화적 대응방식
으로 복고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동시대에 대한 부정이 단순히 과거에 대한 긍정으로 변질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5일자 ).
세기말의 "회고 분위기"에 IMF한파로 인한 "현실적 궁핍"이 겹친 탓이다.
고달픈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가난했지만 인정많았던" 과거에서 위안을
찾고자하는 도피심리도 한몫했다.
"크라운 산도"같은 추억의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고 60~70년대풍의 허름한
음식점이나 주점들이 "가격파괴"를 내세우며 다시 등장했다.
문화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연 음반 가요 방송 광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50~70년대의 "과거"가
"향수"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전면으로 떠올랐다.
공연예술분야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악극의 강세.
"불효자는 웁니다" "눈물젖은 두만강" "눈물의 여왕" 등 신파조의 악극을
비롯해 "그때 그 쇼를 아십니까" "이것이 유랑극단" 등 극장쇼를 재연한
대형작품들이 연이어 무대에 올랐다.
왕년의 스타 김진진씨가 출연한 여성국극 "진진의 사랑"도 극단 학전에 의해
공연됐다.
공연편수가 늘었을뿐 아니라 "그때 그시절"을 공감하는 중년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눈물젖은 두만강"의 경우 총관객중
유료관객이 77.5%를 차지했다.
TV에서도 60~70년대를 배경으로 한 "IMF형 드라마"가 각광받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MBC드라마 "육남매".
60년대 초반 서울 영등포일대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와 아이들의 깜찍한 연기가 어우러져 인기를 얻었다.
축음기 양은냄비 삐라 등 갖가지 소품과 "사치기 시치기 사뽀뽀" "원숭이
엉덩이" 등 60년대 유행하던 아이들의 놀이와 노래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원래 16부작 미니시리즈로 기획됐으나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자 주간단막극
으로 살아남아 IMF체제 1년을 맞는 지금까지도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SBS월화드라마 "은실이" 역시 60년대를 배경으로 한 복고풍 드라마다.
이 밖에 젊은이 위주의 트랜드 드라마대신 "그대 그리고 나"등 "가족주의"를
강조하는 홈드라마가 인기를 얻은 것도 일종의 복고주의 경향으로 볼 수
있다.
가요계의 복고바람은 과거 히트곡에 대한 리메이크 형태로 나타났다.
여기엔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회정서뿐 아니라 작곡료와 앨범제작비를 줄일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여고생 가수 박지윤이 80년 TBC "젊은이의 가요제" 대상곡인 "하늘색 꿈"을
타이틀 곡으로 들고 나와 인기를 얻었고 김건모 김현철 박진영 등도 새 앨범
을 내면서 리메이크곡을 실었다.
"미인" "단발머리" 등 리메이크곡의 원곡을 모은 "디 오리지널" 앨범까지
나왔다.
이 앨범의 보너스 트랙에는 "새마을 노래" 등 소위 건전가요도 실렸다.
이밖에 산울림 등 옛 인기그룹의 음반도 복각돼 새롭게 나왔다.
사회분위기에 가장 순발력있게 반응하는 광고분야에서도 복고풍은 주요
트랜드였다.
만화영화 "짱가"의 주제가를 부활시킨 데이콤 국제전화, 권투선수 홍수환씨
가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를 외치는 삼성전자,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한번..."이란 대사와 함께 60년대 청춘영화를 본딴 OB라거, 국민체조음악을
배경으로 한 케토톱광고 등이 대표적인 예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가요", "맛동산 먹고 즐거운 파티" 등
옛CM송이 다시 부활한 것도 이같은 경향을 반영한 결과다.
영화에서도 "편지" 등 멜로물이 강세를 보였다.
문화평론가 황동일씨는 "새로운 것과 옛것에 대한 갈망은 어느시대에나
공존하지만 궁핍한 시대엔 사회전반의 무거움을 해소해내는 문화적 대응방식
으로 복고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동시대에 대한 부정이 단순히 과거에 대한 긍정으로 변질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