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재 < 충남대 언어학과교수. 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많은 독자들의 질의는 크게 두가지 부류로 나뉜다.

첫째, 자신의 운명이 어떤 범주에 속하냐 둘째 어떤 책을 읽으면 역에
입문할 수 있는가이다.

역학분야,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들이 관심표명을 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술사들이 근거하는 학문이 사주명리학이다.

연월일시 네기둥을 세우고 육십갑자를 포국한 뒤 음양오행의 기호를 달아
인생 구만리를 해석하는 학문을 말함이다.

거칠게 얘기하여, 술사들은 성명학, 상학, 명리학, 육효점 등을 대표적
역분야로 든다.

보다 고차원으로 접근하면 하늘의 운행을 따지는 천문학과 땅의 동정을
살피는 지리학, 그리고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논단하는 인간학으로 구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주명리학에 입문하여 프로든 아마츄어든 나름대로 전문가적 지식을 기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단은 거쳐야할 관문이 있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 대학원까지의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점차 지식의
폭과 깊이를 넓혀가듯 명리학도 입문의 단계를 거친 다음에는 서서히 그
내용과 수준을 심화시켜 가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단계에 접어든 사람을 위해 많은 전문가들은 대략 여섯종류의 책을
추천한다.

자평진전, 궁통보감, 적천수, 명리약언, 연해자평, 그리고 명리정종이다.

이 중에서도 앞에 든 세가지는 백미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적천수는
최고의 위치를 차지한다고 평가된다.

물론 학자에 따라 다른 견해를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평진전이 명리의 기본골격을 잡게 해 준다면 궁통보감은 사주의 온도와
습도의 정도를 느끼게 해 준다.

적천수는 여기 더해 앞의 두 책으로 해결이 곤란한 사주명조의 풀이를
가능하게끔 하는 변격의 교과서이다.

현재 유통되는 적천수 계열서는 청나라의 명인 동해 서낙오가 주를 단
적천수보주, 적천수징의와 임철초 선생이 주를 단 적천수천미가 있다.

어느 것이든 가치가 있으나 적천수천미를 권하는 입장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