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24일경 한국통신 주식을 직상장한다는 정부통신부 발표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수년동안 몇번이나 상장계획을 세웠지만 증시침체 등을 이유
로 번번이 좌절돼 7만명이 넘는 한통주식 보유자들의 원망을 사온데다 내년
으로 예정된 한통지분의 해외매각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때마침 주가도
과열을 걱정할 정도로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직상장이라는 해묵은 숙제를
처리하는데는 매우 좋은 시점이다.

물론 증시주변에서는 한통주식 직상장이 모처럼만에 활기를 되찾은 증시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자본금 1조4천3백96억원에
총주식수가 2억8천7백91만주로 주식싯가총액의 6.5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통주가 직상장되면 증시수급을 압박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주가하락 요인
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의 상장시도가 계속 무산된 까닭도 이때문
이다.

하지만 한통주식중 71.2%인 정부보유지분은 당분간 장내에서 매각하지 않을
예정이며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의 기관투자가 및 우리사주조합의 보유지분을
빼면 유통가능한 물량은 일반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3천7백만주 정도인데
상장직후 주가수준에 따라서는 유통물량이 훨씬 적어질 수 있다. 게다가 실세
금리가 크게 떨어져 거액의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급불안은 비교적 단기간에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한통주 직상장이 주가에 미칠
영향보다는 이를 계기로 한국통신의 경영혁신이 얼마나 본격화되느냐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발표된 "힌국통신 경영혁신 및 민영화계획"을
보면 직상장과 함께 오는 2000년말까지 1만5천명에 이르는 직원감축을
단행해 한국통신의 수익성을 높이는 내용이 핵심사항이다.

계획대로 내년 상반기중에 정부보유지분 71.2%중 13%는 해외에서 주식예탁
증서로 발행해 매각하고 15%는 전략적인 제휴를 맺는 해외통신업체에 넘기려
면 직상장을 통해 한통주 거래가 활발해지고 주가도 올라야 유리하다. 그리고
오는 2010년까지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축하려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시내전화요금을 올려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이같은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일은 공기업 민영화를 통한 효율향상 및
외자유치를 통한 구조조정 등 우리경제의 당면과제 해결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한국통신의 재무구조 개선 및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일단 한통주가가 오르고 한통주 매입을 위해 거액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
면 자본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면 직접금융을
통한 값싼 자금조달이 가능해져 우리기업의 재무구조개선 및 국제경쟁력
강화를 통해 경제위기 극복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해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