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의 재무구조개선 계획이 확정됐지만 곳곳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빅딜이 제대로 진행되느냐가 주요한 변수다.

빅딜중에서도 최대 관심사는 반도체와 자동차에 있다.

반도체 빅딜에 대해 채권단은 외부용역기관(ADL)의 평가결과에 따라 오는
25일까지 핵심경영 주체를 선정한다는 원칙을 이날 재확인했다.

또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책임있는 기업에 대해선 신규여신을 중단하고
기존여신을 회수하는 고강도 조치를 실행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일부 업체가 여전히 경영권에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해진
일정대로 경영주체가 선정될지 미지수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는 또 평가방법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으며 평가기관
인 ADL도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도 표류하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15일 "채권단과 회계법인 등으로 구성된 5인위원회가
인수사업범위와 빅딜이후 청사진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음에도 양측은
평가기관선정과 평가방법을 둘러싼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 회사가 비본질적인 가치평가에 매달리고 있는 사이에
노사분규 고객관리부실화 서비스질 저하 등으로 기업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감위는 이와함께 두 그룹의 구조조정본부측이 "총수에게 말좀 해달라"고
밝혔다며 구조조정의 의지가 없거나 두 그룹의 의사결정과정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평가기관 선정작업도 양측이 지난 11일 제출키로 한 평가기관 명단을 15일
에야 내놓아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5인위원회가 제시하는 평가방법을 따르기로 한 양측이 최근들어
각각 독자적인 평가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인위원회 관계자는 삼성자동차가 평가기준으로 청산가치(자산가치),
대우전자가 수익가치를 각각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5인위원회는 기업측이 합의하지 못할 경우 오는 22일까지 직권으로 평가기관
과 방법을 정한다는 강경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