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라는 말은 귀가 닿도록 들었다.

그러나 그에 대치되는 "경영시장의 유연성"이라는 말은 거의 듣지 못했다.

그러나 사실 전자보다 후자가 더 중요하다.

경영시장의 유연성이란 무엇인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일 잘하고 필요한 근로자는 남고 불필요한 근로자는
쉽게 떠나보내는 것이라면 경영시장의 유연성도 일 잘하고 유능한 경영자는
번영하고 번성하돼 일 못하는 경영자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장 또는 핵심중역 한사람이 일 잘하고 못하는데 따라 회사의
운명이 뒤바뀌는 경우를 수없이 봐왔다.

그런 면에서 회사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본다면 경영시장의
유연성이 노동시장의 유연성보다 훌씬 더 중요한 것이다.

이런 경영시장의 유연성을 촉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회사가 바로
"중역 발굴 회사(Executive Search Firm)"다.

직업소개소와 중역발굴 회사는 비슷한 일을 하는듯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전자는 개인이 "이런 직장을 찾아달라"고 하면 찾아주는 곳인데 반해
후자는 회사가 "이런 사람을 찾아달라"고 하면 찾아주는 곳이다.

기업의 사활이 유능한 경영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면
중역 발굴회사를 제대로 쓸줄 안다는 것은 개별 기업의 입장에서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

이런 회사가 많으면 인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게 된다는 면에서 국가
경제에도 매우 좋은 것이다.

이번 좌담회가 이런 점을 깨우치는데 기여했으면 한다.

< 전성철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