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신종적립신탁에 들어있던 뭉칫 돈이 일부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 주택 등 12개 시중은행들이 지난 15일 만기가
돌아온 신종적립신탁의 이탈 여부를 파악한 결과 해약률이 평균 15.5%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일 서울은행의 해약률은 각각 32.5%와 41.8%였으며 평화은행의 경우
81.8%에 달했다.

만기도래 자금 가운데 일부는 주식시장으로 흘러 나갔으며 은행계정으로
옮기거나 같은 은행내 신탁상품, 또는 다른 은행으로 이동한 것으로 금융계
는 분석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지난 15일 8백26억원중 1백38원이 해약됐으나 상당부분이
신상품인 "베스트자유신탁"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또 외환은행은 83억원의 해약자금중 일부를 "뉴프리미엄신탁"으로 재유치
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상업 제일은행 등은 만기해약분보다 신규유입분이 많아
신종적립신탁 수탁고가 오히려 증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해약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많은데다 해약을 문의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며 내심 긴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신종적립신탁의 1년간 평균배당률은 연 17% 수준이어서 이
상품에 가입한 자금들은 고수익 선호경향이 뚜렷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
했다.

따라서 일시적인 조정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증시가 계속 상승세를 이어
간다면 주식시장 주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은행들은 보고 있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신종적립신탁의 상품성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은행들은 이 상품의 경우 신탁기간이 끝나도 자금을 그대로 두면 기존
수익률을 그대로 적용받는다며 이탈하려는 고객들을 설득하고 있다.

신종적립신탁 배당률은 현재 연 11% 안팎으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은행권
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또 만기이후 가입액 일부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분할 인출도 허용하고
있다.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신종적립신탁의 규모는 약 17조5천억원에 달하며
내년 1월말까지도 비슷한 규모의 신탁예금이 만기가 돌아오는 것으로 금융계
는 추산하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