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반포 등 서울 저밀도지구 재건축대상 아파트가 단기 폭등세를 보이는
등 이상 과열현상을 빚고 있다.

잠실시영 아파트의 경우 13평형 1억3천5백만~1억4천5백만원, 17평형 1억9천
만~2억원, 19평형 2억~2억3천만원으로 보름만에 1천5백만~2천만원이 뛰었다.

반포 주공아파트도 1천만원 올랐다.

22평형 2억1천만~2억2천만원, 32평형 3억~3억7천만원선으로 호가가 상승추세
에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입지여건이 다소 떨어지는 암사.명일지구 강동시영 아파트
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1단지 11평형(7천2백만~7천5백만원), 15평형(9천만~9천5백만원), 17평형
(1억2천5백만~1억3천5백만원)은 최고 2천만원이 오른 가격에 호가가 매겨져
있다.

<>가격 왜 오르나 =재건축 아파트의 수익성은 사업속도에 달려 있다.

정부발표에 아파트값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96년 서울시의 "저밀도지구 재건축방안"이 발표되자 2천만~3천
만원이 뛰는 등 호가가 수직상승했다.

사업추진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때문이다.

이후 미관심사 환경영향평가 등 보완책이 나오자 가격은 예전수준으로
"원위치"했다.

최근의 가격급등은 재건축사업의 규제를 풀어 경기를 조기에 부양하겠다는
정부의 내년도 경제운영방안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추진이 빨라지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발동한
것이다.

이밖에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아파트시장 분위기도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나 =우려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 재건축 사업환경이 거의 변하지 않아서다.

우선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방안은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단지 전체가구의 80% 찬성으로 조합설립요건을 완화했지만 저밀도지구는
이보다 사업추진이 앞서있다.

대부분 재건축추진위원가 결성돼 있고 일부 지역은 시공사를 선정한 곳도
있다.

또 재건축 사업은 곳곳에 난관이 도사리고 있어 어떤 단지가 빨리 재건축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저밀도 지구 거주자의 70~80%가 세입자여서 이주 및 보상문제로 인해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또 강화된 교통영향평가 및 경관심의도 수익성을 불투명하게 한다.

저밀도 지구는 대규모 단지로 밀집돼 있고 인근에 고층빌딩이 많아 서울시가
제시한 최고 2백85%의 용적율을 적용받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택업체들이 재건축사업을 기피하는 것도 변수다.

이주비 등 선투자 자금을 댈 여력이 없는데다 단지규모가 커 투자금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미 시공사로 꼽힌 업체도 사업일정을 늦추는 실정이다.

<>재건축 사업추진 일정 =재건축 사업은 주민찬반투표->업체선정->조합설립
->조합인가->사업계획수립->재건축인가->시공계약->사전승인->사업승인->이주
->분양->건축->입주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

현재 저밀도 지구의 아파트는 <>잠실(2만1천2백50가구) <>암사.명일
(4천4백가구) <>청담.도곡(8천9백50가구) <>반포(9천1백43가구) <>화곡
(5천1백98가구) 등 5개 지구 4만8천9백41가구.

서울시는 내년부터 2003까지 순차적으로 1만가구씩 사업승인을 내줄 계획
이다.

그 기준은 사업속도가 빠르고 시가 제시한 건축요건에 부합한 단지부터 우선
착공시킨다는 것.

현재 상당수 아파트가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했거나 조합추진위원회 설립인가
를 신청한 상태여서 일부 단지는 내년부터 사업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향후 가격전망 =아파트값이 조금씩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조합설립 시공사선정 등 각 사업단계에 따라 가격이
뛰는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사두면 좋다는 기대심리에 비해 현재 매매가가 너무 비싸고 거품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만만치 않다.

상당부문 고밀도를 전제로 가격이 형성돼 있어서다.

또 입주까지는 최소 5년이 걸린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금융비용을 따지고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재건축 대상아파트는 전세값이 낮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