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폐막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담은 역내 국가간 무역자유화를
크게 앞당겼다는 점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외국인 투자에 대한 시장개방을 넓히기로 합의한 것도 주목을 끌고
있다.

아세안 정상들은 이날 채택한 "하노이 성명"을 통해 역내 관세인하 시기를
1년 앞당기기로 했다.

당초 오는 2003년까지 예정됐던 교역품에 대한 관세철폐 시한을 2002년으로
앞당긴 것.

이 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될 경우 아세안 국가들은 역내 경제통합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한발 다가가게 된다.

아세안 국가들은 투자분야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하노이 성명은 <>역내 투자자에 대한 내국인 대우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
허용 <>제조업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 개방 등을 명시하고 있다.

또 앞으로 2년동안 외국인 투자기업에 법인세 면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아세안 정상들은 캄보디아를 10번째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식구응 늘려 그만큼 세력을 넓힌 것이다.

그러나 하노이 성명이 순조롭게 이행될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역내 국가간 경제격차가 심한 상태에서 모든 국가가 무역.투자 자유화에
동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15일 열렸던 1차 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태국 등이 추진하고 있는 자율화
노력에 베트남 미얀마 등이 반발한 것이 이를 말해 준다.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은 결국 무역자유화 시기를 2~3년 유예하는 조건을
받아냈다.

이번 아세안 정상회담은 경제회생을 위해 일본의 지원 자금을 확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 참석, 총 6천억엔(약 51억달러)
에 달하는 아시아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3백억달러규모의 기존
"미야자와 플랜"에 6천억엔을 추가키로 했다"며 "이 자금은 일본 기업이
참여하는 아시아 국가의 사회간접자본(SOC)건설 프로젝트에 투입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 자금은 1% 미만의 금리에 3년거치 40년상환 조건으로 제공된다.

< 하노이=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