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연구기관과 국책연구기관간 내년 경제 성장률을 놓고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2%로 내다
봤다.

정부의 전망치 2%보다 오히려 높은 수치다.

KDI는 이에대해 구조조정 정책 방향이 명확해진데 따라 신용경색이 해소
되고 경기도 바닥에 근접하고 있다고 근거를 설명했다.

반면 민간연구기관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모두 정부 전망치 2.0%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99년 한국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
을 마이너스 0.5%로 추정했다.

특히 실업률은 내년말에 10%까지 치솟아 사회안정선을 위협할 것으로 내다
봤다.

김광수 노무라연구소 서울지점 컨설팅.리서치 실장은 "금리와 환율 하락은
경제회복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며 "실물경기 회복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도 15일 내년 성장률을 0.2%로 전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같은 시각차는 기본적으로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KDI는 정부가 구조조정에 대한 정책방향을 확실히 정한데 따라 실물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물론 KDI도 경기회복조짐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최근 제조업 가동률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이는 반도체업종의
수출증가세에 힘입은 바 크기 때문이다.

김준경 KDI 연구위원은 "반도체업종을 제외할 경우 아직도 경기침체가
진행중인 것으로 보는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민간연구기관은 이에대해 외부여건이 나아진 것은 별로 없다는 점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특히 소비심리가 풀리지 않는한 실물경기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정부에 대한 정책제안이 서로 다른 것도 이래서다.

민간연구기관들은 적극적인 경기진작책을 주장하는 반면 KDI는 경기부양은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 김준현 기자 kimjh@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