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과 강원은행및 현대종금이 합병키로 함에 따라 네번째 합병은행의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이로써 조흥은행은 경영정상화의 실마리를 찾게 됐고 금융구조조정도
조속한 마무리가 기대되고 있다.

조건부 승인은행으로서 아직까지 구조조정이 끝나지 않은 은행은 외환 평화
충북 등 3개은행.

이 가운데 외환은 한국은행및 독일 코메르츠은행의 출자로, 평화는 정부의
지원으로 정상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홀로 남은 충북은행은 연내 증자가 어려울 경우 조흥은행과
추가 합병하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합병 배경 =3개 금융기관의 합병 성공은 그동안 딜레마에 빠졌던 주주의
손실분담문제가 해결됨으로써 가능해졌다.

당초 정부에서는 강원은행및 현대종금의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라며 합병을
용인해 줄수 없다고 했다.

강원은행과 현대종금의 대주주인 현대그룹은 증자 등을 통해 이 문제해결에
적극 노력, 정부의 승인을 받게된 것이다.

지난 7일 현대종금에 대한 은행감독원의 검사결과 순자산가치는 지난 9월말
현재 2천1백50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현대종금이 공모주를 통해 7백50억원의 증자를 성공시킨데다 기존에
발행한 3백50억원어치의 CB(전환사채)를 이달말 주식으로 전환시키면 순자산
가치는 모두 3천2백50억원으로 올라선다.

이에 따라 강원은행의 순자산가치 부족분(부채초과분) 2천7백90억원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현대는 합병에 대한 정부 승인을 끌어내 은행의 소유구조 개편과 관련,
주목을 받게 됐다.

합병은행에 대한 현대그룹의 지분은 가치산정방법에 따라 법정소유한도(4%)
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한도이상의 지분은 무의결권주로 갖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대는 합병은행의 경영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지분소유한도를 철폐해 은행의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논의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현대의 행보는 금융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게 됐다.

<> 합병까지의 우여곡절 =조흥은행은 지난 6월29일 조건부승인은행 판정을
받은 이후 외자유치를 통한 독자생존과 합병추진 등 양동작전을 구사했다.

그러나 신한 주택 보람 장기신용은행 외환은행 등에 합병하자며 집중
구애를 했음에도 불구 번번이 쓴잔을 맛보아야 했다.

또 재미 벤처사업가인 김종훈씨와 미국 윈슬러펀드는 5억달러 투자의사를
밝혔으나 정부지원이 전제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자를 포기했다.

또 다른 투자은행도 향후 몇년동안 부실채권을 정부가 떠안아 주는 제일
서울은행이 낫다며 떠나버렸다.

외자유치가 물건너 가자 조흥은행은 어느 은행과도 합병할 수 있다며 합병
파트너를 찾아 나섰다.

경영진들은 10월말까지 외자유치나 합병을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퇴진
하겠다는 각서를 금감위에 제출하며 배수진을 쳤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조흥은행처럼 거대한 은행과 합병할 경우 결국 "흡수
되고 만다"는 인식 때문에 합병을 한사코 거부했다.

결국 조흥은행은 지난 10월부터 지방은행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충북 강원은행과의 합병논의가 시작된 것.

그러나 10월말 시한을 지키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위성복 은행장 송승효
상무 변병주 상무 등은 지난 11월27일 중도 퇴임하기도 했다.

<> 충북은행과 추가합병 가능성 =충북은행은 시카고 교민단체로부터 외자를
유치해 독자생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충북은행이 결국 조흥은행과 합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위가 충북은행에 대해 합병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강구중인데다 조흥은행
또한 합병후 본점을 대전으로 옮기겠다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위는 게다가 충북은행이 시카고 교민단체로부터 5천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현실성없는 것이라며 거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따라 충북은행은 금융당국에 의해 강제적으로 조흥은행과 합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충청권은행중 이미 충청은행이 퇴출한 마당이어서 충북은행 합병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감이 강해 쉽사리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