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I면톱] '유화업계 속앓이'..정부 현실무시 빅딜 또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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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원부가 여천단지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정부가 자율협상을 해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내놓고
반발하지 못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대우의 "빅딜 후속조치 합의문" 파문을 일으킨 산자부의
"헛발질"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산자부는 지난 주 대림산업 LG석유화학 한화종합화학
호남석유화학 등 여천단지 4개 유화업체에 금주까지 "여천단지 발전방안에
대한 각사의 의견"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산자부는 이 과정에서 대산단지에서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이
통합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여천단지에도 일정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자율적인 "통합" 내지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들은 1주일여 준비 작업을 벌여 이날부터 산자부에 각사의 의견서를
내기 시작했다.
일부 회사는 사장이 직접 산자부 고위관계자를 만나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며 겨자먹기로 "자율 구조조정 방안"을 내게 된 업체들은 "대산단지
통합이 금융권의 지원도 제대로 못받는 등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여천단지
구조조정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역할을 못한
산자부가 만만한 유화업계를 통해 실적을 올리려는 것"이라고 불평하고 있다.
모 회사 기획담당 임원은 "대산단지와는 달리 여천 4개사는 모두 흑자를
내고 있고 해외에서도 이름을 날리는 국제적인 업체들"이라며 "현재로선
통합이 쉽지도 않을 뿐더러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산자부는 지난 8월 5대그룹이 사업구조조정 협상을 시작할 때부터 대산
울산 여천 등 3개 단지별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재계는 이를 수용해 지난 9월초 1차 구조조정협상 발표 당시 대산을
포함시켰고 울산이나 여천은 1차 구조조정이 마무리된후인 내년에 "해당
업체가 자율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여천단지 입주업체들로서는 갑자기 "빅딜 망령"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산자부가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생각이 달랐던 입주
업체들끼리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림산업 한화종합화학 등은 단지별 통합은 있을 수 없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에도 NCC(나프타분해공장)만을 떼내 공동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대림산업)이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2백만t이 넘는 단일회사를 만들 수도 없고
만들 필요도 없다"면서 정비나 지원설비를 공동 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이들 3개사는 산자부가 굳이 "품목교환을 통한 전문화"을 요구할 경우
PP(폴리프로필렌.대림산업) LDPE(저밀도폴리에틸렌.한화종화) HDPE
(고밀도폴리에틸렌.호남유화)등으로 전문화할 계획이지만 이 또한 업체끼리
합의한 것은 아니다.
LG는 산자부의 요청에 대해 별도 자료 제출없이 "여천단지 구조조정이
필요할 경우 LG가 중심이 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세계 유화업계가 통합추세에 있는 건 분명하지만
어디까지나 업체들이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자율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전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미 대림과 호남유화가 원료 지원 관련 제휴를 맺고 있는 등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자부 관계자는 "각사에 경쟁력제고를 위한 아이디어를 구한 것이 오해를
산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여천단지 구조조정에 개입할 의도나 계획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
해당 업체들은 정부가 자율협상을 해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내놓고
반발하지 못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대우의 "빅딜 후속조치 합의문" 파문을 일으킨 산자부의
"헛발질"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산자부는 지난 주 대림산업 LG석유화학 한화종합화학
호남석유화학 등 여천단지 4개 유화업체에 금주까지 "여천단지 발전방안에
대한 각사의 의견"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산자부는 이 과정에서 대산단지에서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이
통합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여천단지에도 일정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자율적인 "통합" 내지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들은 1주일여 준비 작업을 벌여 이날부터 산자부에 각사의 의견서를
내기 시작했다.
일부 회사는 사장이 직접 산자부 고위관계자를 만나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며 겨자먹기로 "자율 구조조정 방안"을 내게 된 업체들은 "대산단지
통합이 금융권의 지원도 제대로 못받는 등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여천단지
구조조정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역할을 못한
산자부가 만만한 유화업계를 통해 실적을 올리려는 것"이라고 불평하고 있다.
모 회사 기획담당 임원은 "대산단지와는 달리 여천 4개사는 모두 흑자를
내고 있고 해외에서도 이름을 날리는 국제적인 업체들"이라며 "현재로선
통합이 쉽지도 않을 뿐더러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산자부는 지난 8월 5대그룹이 사업구조조정 협상을 시작할 때부터 대산
울산 여천 등 3개 단지별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재계는 이를 수용해 지난 9월초 1차 구조조정협상 발표 당시 대산을
포함시켰고 울산이나 여천은 1차 구조조정이 마무리된후인 내년에 "해당
업체가 자율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여천단지 입주업체들로서는 갑자기 "빅딜 망령"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산자부가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생각이 달랐던 입주
업체들끼리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림산업 한화종합화학 등은 단지별 통합은 있을 수 없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에도 NCC(나프타분해공장)만을 떼내 공동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대림산업)이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2백만t이 넘는 단일회사를 만들 수도 없고
만들 필요도 없다"면서 정비나 지원설비를 공동 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이들 3개사는 산자부가 굳이 "품목교환을 통한 전문화"을 요구할 경우
PP(폴리프로필렌.대림산업) LDPE(저밀도폴리에틸렌.한화종화) HDPE
(고밀도폴리에틸렌.호남유화)등으로 전문화할 계획이지만 이 또한 업체끼리
합의한 것은 아니다.
LG는 산자부의 요청에 대해 별도 자료 제출없이 "여천단지 구조조정이
필요할 경우 LG가 중심이 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세계 유화업계가 통합추세에 있는 건 분명하지만
어디까지나 업체들이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자율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전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미 대림과 호남유화가 원료 지원 관련 제휴를 맺고 있는 등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자부 관계자는 "각사에 경쟁력제고를 위한 아이디어를 구한 것이 오해를
산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여천단지 구조조정에 개입할 의도나 계획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