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SCHUNG@mirae.co.kr >

동화 가운데 청개구리 얘기가 있다.

조용히 하라면 목청 높여 개골개골 노래부르고 공부하라면 놀러나간다.

뭐든지 거꾸로해서 어머니의 속을 썩인다는게 줄거리다.

우리 주위에도 청개구리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수돗물이 좋다고 정부가 여러차례 발표해도 절대로 믿지 않는 사람들이
한 예다.

이들은 정수기를 설치해놓고 먹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질 않는다.

하다못해 약수를 떠 먹거나 생수를 사먹지 않으면 큰 일난다고 생각한다.

과연 생수는 믿을수 있을까.

누가 어떤 물을 퍼다 공급하는지 알수 없는데도 국가가 공급하는 수돗물보다
생수를 더 신뢰하니 이상한 노릇이다.

나 자신 육십평생 수돗물만 먹고 살아왔어도 아무탈없이 지내오고 있는데도
말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국가시책에 대한 불신때문이다.

과거 정부의 예를 보자.

기름값을 절대로 안올리겠다고 발표해놓고 틀림없이 올린다.

전기세 수도세 버스비 택시비 등도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정부정책을 불신하고 청개구리처럼 행동한다.

또 어떤 정책을 발표하면 액면 그대로 믿지 않고 저의를 의심한다.

예컨대 어느 지역을 개발한다고 발표하면 개발의 순기능은 도외시한채
힘있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땅값을 올려주기 위해 그 지역을 개발하는구나
라고 생각한다.

실제 개발지역의 요지란 요지는 희한하게도 힘있는 자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사례들이 허다하다.

하지만 청개구리와 같이 행동하는 일이 더욱 만연해선 곤란하다.

지금은 위기상황이기 때문이다.

온국민이 외환위기 국면을 맞고 있는데 정부 정책을 불신해 거꾸로
행동하다가는 배가 파산할지도 모른다.

새정부는 역대 정부와는 달리 신뢰할수 있는 정책, 저의를 의심받지 않는
투명한 정책만을 발표해야 한다.

동시에 국민과 기업인은 이를 신뢰,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어머니 무덤까지 떠내려 보내는 청개구리의 마지막 어리석음을
피할수 있다고 믿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