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17일 실시하려던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투표가 다음주로
미뤄졌다.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라는 돌출변수가 생겨서다.

전시상태에 돌입한 상황에서 국가원수에 대한 탄핵을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미국 공화당의원들도 16일 비공개회의를 갖고 탄핵투표를 연기하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이번 투표연기로 클린턴 대통령이 얻은 것은 "몇일 정도"의
시간이다.

공화당은 투표시기를 이번 주말에 논의할 예정이다.

스티브 차봇의원은 "이라크 공습이 탄핵투표를 장기간 연기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시간은 벌었지만 탄핵논의 자체를 무력화시킬 가능성은 전무하다.

오히려 클린턴에게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이라크 공습이 탄핵을 피하려는 정치적 이유에서 비롯됐다는 비난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제럴드 솔로몬 하원의원은 "탄핵표결을 연기시키기 위한 의도가 너무도
확연하다"고 비난했다.

백악관측은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

역시 시간벌기 전략일 수 있다.

그렇더라도 대세를 돌리기는 어려운 형국이다.

백악관이 기대를 걸고 있던 존 포터의원등 공화당 온건파의원들도
탄핵지지를 발표해버렸다.

클린턴 대통령은 하원투표가 실시되지 직전에 아주 극적인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라크 공습이 탄핵을 모면하기 위한 카드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여전히 궁지에 몰려있는 셈이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