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면톱] 구조조정 외풍에 흔들린다..빅딜 등 차질 부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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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및 기업구조조정의 골격이 정치권과 지역단체 노동조합 등의 압력으로
훼손되고 있다.
일자리를 잃지 않으려는 노조와 지역표를 의식한 정치인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 종전에 보기 어렵던 "노조-지역단체-지역정당간 연대" 움직임
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시장원리에 따른 인수합병 인력조정 등 구조조정과정이 시장외적
요인들에 발목을 잡히고 난도질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 외풍 거센 금융구조조정 =부산은행은 지난 3일 "영남지역에 기반을
둔 경남은행과 합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얼마안가 증자에 성공했다는
이유로 말을 바꿨다.
부산상공회의소 노조 경남도의회 등의 반대에 굴복한 것이다.
이들은 "현정권이 광주 전북은행에 대해선 합병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부산 경남은행에 대해서만 합병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흥은행과 합병을 추진했던 충북은행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역주민과 단체들이 "특정지역 죽이기"라는 정치적 시각아래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충북은행 지키기" 궐기대회를 두 차례나 열기도 했다.
또 모 지방은행장의 경우 합병에 합의하고도 외압이 거세지자 "접촉조차
한 적이 없다"거나 "합의한 적이 없다"고 후퇴했다는 후문이다.
비단 지방은행에서만 이런 비시장 논리가 판치는 것은 아니다.
한빛은행장 인선과정에서 정치권과 관련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
이다.
배찬병 상업은행장 신동혁 한일은행장대행 김진만 한미은행장이 후보에
올라 있으나 안팎의 갈등으로 선임이 계속 늦어져 은행업무가 사실상 마비
상태다.
<> 구조조정기업도 외풍에 시달리고 있다 =모 부산지역의원은 지난 16일
김태구 대우구조조정본부장을 만나 "대우자동차가 삼성자동차를 인수
하더라도 8만대 규모인 생산능력을 20만대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요구
했다.
물건이 팔리든 말든 생산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윽박지른 것이다.
또 시민단체 등은 삼성과 대우간 사업교환을 정치논리에 의한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한 단체는 "삼성자동차를 온 시민들의 결집된 힘으로 유치한 만큼 정치
논리에 따른 빅딜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부산죽이기"라는 시각아래 지역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또 총리와 장관들을 찾아다니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치권은 정부가 기업경영에 관여하라는 억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빅딜기업도 이같은 시장밖의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5대그룹이 2000년까지 줄이기로 한 1백30여개 계열사, 통폐합을 앞둔
6대이하그룹 계열사와 중견대기업 등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 시장에서 해법을 찾자 =외국인투자자들은 비시장논리에 젖은 기업
임직원과 정치인 등이 구조조정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을 정도다.
이들은 정부눈치를 살피거나 권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버릇을 청산하지
않는한 한국경제에는 희망이 없다고 강조한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도 "시장에서 공명정대한 경쟁을 통해 생존의 길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의식을 전환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구조조정의 핵심"
이라고 말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
훼손되고 있다.
일자리를 잃지 않으려는 노조와 지역표를 의식한 정치인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 종전에 보기 어렵던 "노조-지역단체-지역정당간 연대" 움직임
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시장원리에 따른 인수합병 인력조정 등 구조조정과정이 시장외적
요인들에 발목을 잡히고 난도질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 외풍 거센 금융구조조정 =부산은행은 지난 3일 "영남지역에 기반을
둔 경남은행과 합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얼마안가 증자에 성공했다는
이유로 말을 바꿨다.
부산상공회의소 노조 경남도의회 등의 반대에 굴복한 것이다.
이들은 "현정권이 광주 전북은행에 대해선 합병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부산 경남은행에 대해서만 합병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흥은행과 합병을 추진했던 충북은행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역주민과 단체들이 "특정지역 죽이기"라는 정치적 시각아래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충북은행 지키기" 궐기대회를 두 차례나 열기도 했다.
또 모 지방은행장의 경우 합병에 합의하고도 외압이 거세지자 "접촉조차
한 적이 없다"거나 "합의한 적이 없다"고 후퇴했다는 후문이다.
비단 지방은행에서만 이런 비시장 논리가 판치는 것은 아니다.
한빛은행장 인선과정에서 정치권과 관련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
이다.
배찬병 상업은행장 신동혁 한일은행장대행 김진만 한미은행장이 후보에
올라 있으나 안팎의 갈등으로 선임이 계속 늦어져 은행업무가 사실상 마비
상태다.
<> 구조조정기업도 외풍에 시달리고 있다 =모 부산지역의원은 지난 16일
김태구 대우구조조정본부장을 만나 "대우자동차가 삼성자동차를 인수
하더라도 8만대 규모인 생산능력을 20만대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요구
했다.
물건이 팔리든 말든 생산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윽박지른 것이다.
또 시민단체 등은 삼성과 대우간 사업교환을 정치논리에 의한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한 단체는 "삼성자동차를 온 시민들의 결집된 힘으로 유치한 만큼 정치
논리에 따른 빅딜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부산죽이기"라는 시각아래 지역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또 총리와 장관들을 찾아다니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치권은 정부가 기업경영에 관여하라는 억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빅딜기업도 이같은 시장밖의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5대그룹이 2000년까지 줄이기로 한 1백30여개 계열사, 통폐합을 앞둔
6대이하그룹 계열사와 중견대기업 등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 시장에서 해법을 찾자 =외국인투자자들은 비시장논리에 젖은 기업
임직원과 정치인 등이 구조조정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을 정도다.
이들은 정부눈치를 살피거나 권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버릇을 청산하지
않는한 한국경제에는 희망이 없다고 강조한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도 "시장에서 공명정대한 경쟁을 통해 생존의 길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의식을 전환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구조조정의 핵심"
이라고 말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