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만 한미은행장이 한국 최대은행인 한빛은행장 후보로 선정됐다.

자행출신이 은행장이 될 것으로 굳게 믿었던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선위원회가 두 은행의 예상을 깨고 김 행장을 낙점한 것은 합병은행의
진로를 어둡게 할지 모를 두 은행출신간의 갈등을 미리 막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배찬병 상업은행장과 신동혁 한일은행장대행이 아닌 제3의 인물을 기용,
기관이기주의의 싹을 봉쇄함으로써 두 은행간 파벌싸움을 예방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합병은행의 성공은 두 은행간 화학적 통합에 달려 있다.

그러나 두 은행은 은행장 선임을 둘러싸고 서로 자기은행 출신이 행장이
돼야 한다며 심각한 갈등을 빚어 왔다.

지역적 정치적 연고를 활용, 창과 방패의 대결을 벌였다는 비난도 받았다.

이같은 갈등의 부작용과 향후 불거질 파벌싸움의 우려가 인선위원들에게
김 행장의 손을 들게 해줬다고 할수 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정부관계자들은 개혁적이고 참신한
외부인사를 선호해 왔다.

외부인사중 간판후보로 떠오른 김 행장은 퇴출은행 인수과정에서 깔끔한
일처리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외부인사를 선호해온 일부의 희망은 그러나 복잡한 합병은행 업무를
슬기롭게 처리하려면 안살림을 잘 아는 내부인사가 행장을 맡아야 한다는
세력의 저항에 부닥쳐 행장선임이 한달이상 늦어지는 꼴이 돼버렸다.

김 행장은 무거운 짐을 지고 한빛은행에 입성한다.

정부 돈 5조3천억원이 들어간 은행의 성공여부가 그의 어깨에 달려 있다.

한빛은행의 총자산은 1백조원에 달하는 한국 최대은행이기도 하다.

한빛은행의 성공여부는 금융구조조정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은행의 실질적 통합이라는 지난한 과제를 실현시켜야 한다.

정부와 맺을 투자약정을 달성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한다.

투자약정에는 수익성이나 생산성목표 등이 담겨 있다.

외부은행장 선임으로 한빛은행의 이사진은 대거 바뀔 전망이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겠다는 강력한 의자기 반영된 만큼 임원들도 새인물로
대거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 한빛은행 합병 추진일지 ]

<>.98.7.31 : 상업/한일은행 합병 발표
<>. 10.27 : 새로운 은행명 확정 - 한빛은행
<>. 11.30 : 은행장후보 인선위원 위촉
<>. 12.18 : 초대은행장 김진만씨 추천
<>. 12.31 : 합병기일
<>.99.1. 2 : 한빛은행 영업개시
<>. 1. 4 : 합병보고주총(임원선임)
<>. 1. 9 : 합병신주 상장

< 고광철 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