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산업고도화론은 전자 자동차 중공업 등 주력산업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주력산업 회의론을 전면 부정한다.

오히려 지식집약화 과정을 통해 기존 주력산업을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산업의 성장잠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중심으로 전략산업고도화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들은 주력산업이 최근 다국적기업의 국내진출과 국내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로 재도약의 호기를 맞았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정부의 능동적인 정책적 대응과 기업의 노력이 결합할 경우 한국경제
의 성장을 주도해 나갈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천식 KDI 연구위원은 "한국경제를 선진국의 기술장벽과 후발개도국의
추격에 갇혀 버린 넛크래커(nutcracker) 양상에 빗대어 보는 견해가 있다"며
이는 선진국간 경합이나 지역 분업구조를 둘러싼 선진국 및 개도국간 연합
구도를 고려하지 않은 평면적인 시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동북아 지역분업 구조에서 "가격은 중국에 밀리고 기술은 일본에
뒤진다"는 넛크래커적 인식은 "가격은 일본보다 낮고 기술은 중국보다
앞선다"는 역넛크래커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산업고도화론자들은 산자부와 KIET가 주창하는 "신산업 육성론"이
현실적인 제약을 안고 있다고 진단한다.

전자정보 신소재 생물산업 등 첨단기술형 신산업의 대부분은 고도의 과학
기반과 자체 고급기술개발 능력을 요구하는 분야다.

기존 중화학공업 육성전략처럼 필요기술을 외부에서 도입,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중.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긴 어렵다는 얘기다.

과학기술기반이 빈약하고 이들 산업에 대한 내수기반도 충분치 않은 한국
경제의 현실에선 더욱 그렇다.

더욱이 고용창출이나 부가가치 비중도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

이들 첨단기술 신산업을 단기간에 주력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무리라는게
KDI측의 주장이다.

KDI가 신산업 정책을 폐기 처분하자는 것은 아니다.

첨단 신산업은 기술파급효과를 통해 다른 산업의 기술혁신 및 생산성향상을
유도하는 촉매제가 된다는 점은 인정한다.

KDI는 대안으로 "선별 육성론"을 내세운다.

기존 주력산업을 고도화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성장잠재력이 높고 새로운
고용.소득기반을 형성할 수 있는 일부 "한국형 신산업"만을 골라 발굴,
육성하자는 논리다.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크고 국내기반이 허약한 신산업에 대한 지원은 포기
하는게 낫다는 것이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