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훈 정보통신부장관이 18일 오후 김대중대통령에게 전격적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이와관련,"배 장관의 사표는 수리될 예정이며 그
후임은 법절차에 따라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19일 쯤 임명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배 장관의 사표 제출은 본인의 결심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김 대통령의
경질 의사가 전달된데 따른 것인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배 장관 자신도 사표 제출 배경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우전자 회장을 지낸 배 장관은 최근 5대그룹 빅딜에 대해 일부 반대의견
을 개진해 논란을 빚었었다.

그는 특히 지난 16일 전경련 초청 최고경영자 월례 조찬회에서 "생산량의
95%를 수출하는 전자를 빅딜에 포함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해
대우전자가 삼성전자로 흡수 합병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배 장관은 또 장관직 수행중 의사결정 과정이 지나치게 더뎌 직무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불평을 자주 터뜨린 바 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기업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록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나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은 정부각료로서는 취할 태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과거 정권의 각료 출신인 한 정치인은 "권위주의적인 정치권력 구조하에서
또 부처 이기주의가 강한 한국적 관료사회에서 기업인 출신이 소신있게
장관직을 수행하기는 어려운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88년 포철과 한국중중공업 사장 출신인 안병화씨가 상공부장관
을 역임한 이후 기업인 출신이 각료로 발탁되지 못한 것만 보더라도 이같은
우리의 현실을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뒤 업계출신 각료가 중도
하차하게 된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