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나 사람을 짧은 시간에 촬영해 바로 3차원 입체영상을 컴퓨터 화면에
보여주거나 인쇄할수 있는 고속 3차원 사진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
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김승우교수팀이 3차원의 입체형상을
구현할 수 있는 사진기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사진기는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에서 열리고 있는 98 서울 국제컴퓨터
문화축제에서 일반에게 선보였다.

이번에 개발된 3차원 사진기는 1.5초의 짧은 시간에 사진을 찍어 화면당 30
만 화소(선명도의 단위)를 가진 영상정보로 저장한 후 컴퓨터상에서 3차원
형상이나 수평.수직형상등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재구성해 보여줄수 있다.

김 교수는 이 기술이 영화 특수효과나 게임기 애니메이션등 영상정보 분야
는 물론, 인체 측정이 필요한 의료, 의류업계에서도 폭넓게 쓰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영화 "터미네이터 "에서 로봇이 수은처럼 액체가 됐다가 다시 솟아오르며
사람이 되는 것과 같은 애니메이션 입체영상 제작에 3차원 사진기술이 사용
됐다.

미국 등에서 개발된 기존 제품들은 대부분 피사체에 레이저 등을 쏴서 반사
되는 것을 분석해 입체영상을 얻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사진기는 모아레(moir)방식이라는 새로운 광기술을 이용, 영상처리속도
와 선명도가 외국제품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모아레방식은 물결무늬처럼 일정한 간격의 줄무니가 있는 격자에 물체를 비
추면 물체의 굴곡에 따라 줄무늬가 곡선처럼 보이는 현상을 이용해 3차원 형
상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KAIST는 이 기술을 인텍엔지니어링에 이전해 빠르면 99년 중반께 1천만원
이하의 저가 3차원 사진기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3차원 의료진단용 체형측정 기술개발에도 이 기
술을 활용할 방침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