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애가 발생할 때 안테나가 스스로 움직여 수신 신호를 받을 수는
없을까.

여러방향에서 신호가 올 경우 위성은 움직이지 않고 안테나만 방향을
바꾸어 수신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풀어줄 "스마트 안테나"개발작업이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반사경의 모양을 스스로 조정하는 안테나가 개발되면 통신위성 뿐만 아니라
이동전화, 호출기, 위치확인시스템 등에서 전통적인 안테나를 대체할 것이다.

현재 개발된 자기조정 반사경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우주용으로 사용되기에
충분한 경량이지만 너무 유연해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플라스틱 반사경 뒷면에 압전(피에조.piezo) 세라믹 박막을 붙여 반사경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그것이다.

압전 세라믹은 전류를 흘리면 형태가 변하고 역으로 형태를 일그러뜨릴 때
전류를 발생시키는 성질을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외부의 자극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물질을 "스마트
물질"이라고 부른다.

압전 세라믹이 부착된 플라스틱은 압전 세라믹이 팽창 수축함에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구부러진다.

이처럼 모양이 바뀌는 성질을 이용하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안테나를 만들 수 있다.

통신위성의 경우 안테나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보통 위성전체가 움직여야
한다.

이는 인간이 다른 방향을 보기위해 머리를 돌려야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에비해 자기조정 안테나는 머리를 움직이는 대신 눈동자만 돌리는 것과
비유할 수 있다.

위성이 보통 안테나의 방향을 조절할 경우 위성전체의 방향을 뒤틀어 버리는
관성력이 발생한다.

반면 자기조정 안테나는 관성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

연구팀은 또 새로운 안테나들이 지상의 명령에 따라 스스로 모양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통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만일 지구 대기에 통신장애 요인이 발생했을 때 받고자 하는 신호를 최대한
수신할 수 있도록 안테나를 조정할 수 있다.

위성신호가 대기에 의해 산란돼 원하는 정보가 한 지점에 도달하지 않는
경우에도 자기조정 안테나는 제 기능을 발휘한다.

또 이 안테나는 태양광에 의한 변형을 막을 수도 있다.

안테나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갈 경우 안테나는 스스로 움츠러들도록 만들면
손상되거나 영구적으로 변형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망원경과 현미경에도 적용된다.

압전 세라믹을 박막 광학재료로 사용, 형태를 바꾸어 초점을 변화시키는
얇고 유연한 렌즈나 거울의 재료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앞으로 NASA와 함께 무선통신망에 적용될 자기조정 안테나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같은 통신망이 개발되면 음성은 물론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도 전송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내년 3월까지 "스마트안테나" 시제품 제작을 마치고 현장 테스트에
나설 계획이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