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은 증시에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열증시에 대한 우려로 잠시 주춤하던 투자자들의 주식매수열기를 다시
되살려 놓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신용등급 조정의 위력은 지난 5일 무디스사가 원화표시국채에 대해 투자
적격등급을 부여했을 때 이미 확인됐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뒤 5일동안 101.27포인트(21.7%)나 뛰어 올랐다.

4일 466.34이던 종합주가지수가 10일엔 567.61까지 급상승했다.

300포인트대에서 출발해 숨가쁘게 달려온 주가가 숨고를 틈도 없이 500선을
훌쩍 뛰어넘어 버린 것이다.

투자자들의 주식매수열기는 대단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 기간동안 무려 2천7백8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하루평균 5백5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인 것이다.

12월들어 소폭으로 주식을 순매수하거나 순매도하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외국인 매수열기는 선물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5일동안 12월물을 5천7백68계약이나 순매수했다.

일반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맡겨 놓은 고객예탁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고객예탁금은 5일 3백75억원이 늘어난데 이어 <>7일 4천75억원 <>8일
5천98억원 <>9일 1천6백61억원 <>10일 3천1백71억원이 증가했다.

단 5일만에 1조4천5억원이 증시로 유입된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움직임"은 "원화표시
국채에 대한 투자적격등급부여"를 능가하는 호재로 평가하고 있다.

원화표시국채의 신용등급은 국가 신용등급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당시엔 국가신용등급도 조만간 오를 수있다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이번의 경우는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구체화된 만큼 그 파급효과가 더
클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시중금리 하락으로 갈 곳을 잃은 투자자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20%대 고금리 맛을 본 투자자들이 한자릿수
대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사채형 수익증권과 은행권의
신종적립신탁에 묶여 있는 자금중 상당부분도 증시로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투신은 내년 1.4분기까지 고객예탁금이 7조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
하고 있다.

다만 신용등급조정이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미리 반영된데다 상당수 외국인
투자자들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난터라 주가상승탄력이 기대이하일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시각도 있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