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돌아가시면 상속이라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런데 아직도 남존여비의 생각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자식들중에 아들들에
게는 많은 재산을 상속해 주지만 딸들에게는 별로 재산을 남겨주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나 봅니다.

대구에 사는 엄씨는 얼마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가 모든 상속
문제를 알아서 처리하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일단 재산중에 현금과 아파트 등 쉽게 돈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아들들에게 넘겨주겠다고 하셔서 딸들도 모두 합의했는데, 대신에 딸들에게는
아버지가 가지고 계시던 부동산중에 대지와 논밭을 공동으로 상속등기해
주시겠다고 해서 그런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알아보니까 딸들에게 공동으로 넘겨주겠다고 했던 대지와
논밭이 모두 아들 딸 전부의 공동명의로 등기된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엄씨는 너무 아들들에게만 편중되게 상속이 된 것은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씨는 이런 경우에 자신에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 물어오셨는데, 엄씨와
같은 경우에는 일단 돌아가신 아버지가 재산의 상속에 대해서는 유언을
남기지 않으신 것 같은데, 이런 경우에는 일단 법률에 정한 바에 따른 법정
상속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재산을 물려받게 되는 상속인들이 합의를 해서 상속
재산을 분할할 수 있는데, 이렇게 재산상속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지면
상속도 이 협의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는 겁니다.

엄씨의 경우, 어머니와 다른 형제들간에 재산상속에 관해서 엄씨가 이야기한
것 같은 상속재산의 분할에 관한 혐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협의대로
상속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다른 상속인들을 상대로 협의된 내용보다 더
받은 상속재산을 돌려달라는 재판을 청구할 수 있겠습니다.

만일 엄씨의 어머니와 다른 형제들간에 이런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단지 어머니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상속문제를 결정한 것이라면 이런 경우
에는 유류분제도라는 것을 이용해서 엄씨의 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유류분이라는 것은 돌아가신 분이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했을 경우 재산을
돌려받지 못하는 다른 상속인들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서 법률적으로 일정한
비율만큼 골고루 나눠주도록 정해 놓은 것을 말합니다.

이 유류분 비율은 법적으로 상속받을 수 있는 재산의 2분의 1이니까 만일
엄씨가 받은 재산이 자신이 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몫의 반에 미치지 못한다
면 이 유류분제도에 근거해서 재판을 청구하면 그만큼의 재산은 찾을 수
있습니다.

< 변호사.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