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는 수출 주력업체가 활짝 웃고 내수 중심 업체는 어려웠던 한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역시 우리경제의 희망은 수출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외환위기에 따른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출업체들은 환율상승
호기를 최대한 활용, 마음껏 해외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다.

반도체 선박 철강 생산업체들은 환율상승으로 생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신시장을 적극 개척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수출가격회복에 힘입어 예상보다 많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이고 포항제철은 1조원이 훨씬 넘는 경상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철 관계자는 "내수시장에서 판매가 감소했지만 IMF사태 직후 수출영업을
강화해 높은 수익을 올릴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들도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다.

조선업체들은 이미 2000년말까지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말 IMF사태직후 환율이 급상승하면서 일부 업체들은 수출과정에서
엄청난 환차익을 봤다.

수출주력업체중에서도 중국 및 동남아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 및 일부
가전제품 생산업체들은 해외시장의 수요감소로 수출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외환위기가 도미노현상처럼 확산되며 수출지역에 따라 업체들의 희비도
크게 엇갈렸다.

내수가 위축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수출전선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미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의류 봉제 등 섬유제품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 듯
했으나 국내업체간 출혈 경쟁으로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내수업종인 시멘트 및 철근 등을 수출하는 사례도 크게 늘어났다.

제지 생산업체들도 해외 영업전략을 강화해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했다.

중소기업도 수출에 대한 관심이 커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마련한 수출
상담회에서 바이어를 잡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였다.

올 한햇동안 기업들은 수출입국의 자화상을 상기시키며 달러를 버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달러를 획득해 외환위기도 극복하고 경영수지도 개선하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최근 원화가치가 꾸준히 올라 우리 수출전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때문에 기업별로 수출전략을 다시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2일자 ).